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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세운 건 복지의 힘” 싱글맘 호주 의원 격정 토로

“나를 세운 건 복지의 힘” 싱글맘 호주 의원 격정 토로

입력 2017-03-24 13:37
업데이트 2017-03-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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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복지 축소 강력 반대…“우리 대변했다” 격려 ‘밀물’

매우 힘겨웠던 싱글맘 시절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저소득층 가정의 복지를 위축시키려는 움직임에 단호히 맞선 호주 연방 상원의원에게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무소속 재키 램비(46) 의원은 기존 복지를 축소해 새 아동지원책을 마련하려는 논의가 본격화하자 지난 22일 밤 상원 연설을 통해 자신의 인생사를 털어놓으며 재고를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호주 언론이 24일 전했다.

램비 의원은 특히 물가와 연동해 저소득층 가정을 돕는 법을 개정, 동결을 꾀하려는 데 대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어려운 사람에게 복지가 갖는 의미를 설명해 공감을 끌어냈다.

램비 의원은 연설에서 약 10년간 근무한 군에서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나올 때만 해도 생활을 꾸려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며 “두 아이를 둔 싱글맘으로서 살아가려면 복지에 의존하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0살 때부터 식당과 마트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해왔다며 싱글맘이 돼서 복지에 의존하게 된 일이 견딜 수 없이 부끄러웠다고도 했다.

하지만 운동을 잘해 주(州) 대표까지 된 아들에게 축구화조차 사줄 수 없는 현실 앞에서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램비 의원은 “아들에게 ‘안 돼’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때가 있다”며 두 차례나 “미안하지만 네가 원하는 대로 할 여유가 없다. 네 뜻대로 못하게 돼 미안하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치심에 구석에 앉아서 울었던 때도, 이틀 동안 빵이나 우유가 떨어졌을 때도, 냉장고가 고장 났지만 3주 동안 그냥 지냈던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자동차 등록이나 면허 갱신에 필요한 돈이 없어 모두 3차례나 차량 등록이 안 된 채나 무면허로 운전하고 다닌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램비 의원은 “이 모든 이야기가 7년간 겪은 일”이라며 “부끄럽고 창피하고, 지독히 힘든 상황이지만 원해서 한 게 아니라 그런 환경에 몰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동료 의원들이 복지 혜택 동결에 대해 돈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현실을 잘 모르는 이야기라며, 물가는 오르는 데 빵과 우유, 연료, 잡화, 집세를 모두 동결해야 한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다른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램비 의원은 여전히 일부는 쓰레기 더미에 깔린 것과 같은 처지에서 아이들을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고 악영향을 이해한다면 그만 멈춰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복지 축소나 동결이 아닌 금융거래세나 고가 주택 과세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라고 제안했다.

눈물을 삼키며 격정적으로 쏟아낸 연설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사무실에는 생존 경쟁을 하는 보통 호주인을 용기 있게 대변했다며 격려 전화가 빗발쳤으며 소셜미디어에도 지지 글이 넘치고 있다고 호주 언론이 전했다.

태즈메이니아 출신인 램비 의원은 2013년 연방 상원에 처음 진출해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18세 때 입대했으나 훈련 중 부상으로 약 10년 만인 2000년에 군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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