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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北리지현, 전 주베트남 대사 아들로 ‘베트남통’

‘김정남 암살’ 北리지현, 전 주베트남 대사 아들로 ‘베트남통’

입력 2017-03-22 09:24
업데이트 2017-03-2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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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대사관 ‘수습외교관’ 근무·北대표단 통역…‘전문성’ 활용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지목한 북한 국적 리지현(33)이 전 주베트남 북한대사의 아들로, 북한대사관에도 근무한 경력이 있는 베트남 전문가로 나타났다.

이런 경력을 가진 리지현이 작년 말 다른 북한인 용의자와 함께 베트남을 방문해 현지 여성을 포섭, 김정남 암살에 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말레이시아 경찰과 외교가 등에 따르면 리지현은 리홍 전 주베트남 북한대사의 아들로, 베트남에 10년가량 거주했다.

외무성 동북아국 부국장, 아주국 부국장을 지낸 리 전 대사는 1988년 12월∼1993년 4월, 1998년 9월∼2002년 12월 베트남에서 대사로 근무했다.

1984년생인 리지현은 아버지의 대사 시절 베트남에서 함께 생활했으며 베트남의 유명 영재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리지현은 2009년 11월부터 1년 3개월간 주베트남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했다. 리지현은 일종의 수습외교관으로 행정보조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대사관 근무 기간에 베트남 정부의 외교관 양성기관인 외교아카데미에서 석사과정을 6개월가량 밟다가 귀국했다.

베트남어가 유창한 리지현은 외무성 소속으로, 이후 북한대표단의 베트남 방문 때 통역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5년 1월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 2016년 9월 최희철 아시아 및 오세안주 총국장의 베트남 방문 때 통역원으로 수행했다.

이런 리지현이 또 다른 김정남 살해 용의자인 북한 보위성 소속 리재남(57)과 작년 12월 말 처음으로 베트남 하노이에 동반 입국한 것으로 말레이시아 당국 등이 파악했다.

이때부터 리지현과 리재남이 연예인 지망생으로 알려진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을 포섭, 본격적인 김정남 암살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어 구사 능력이 현지인 수준인 리지현이 흐엉에게 직접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명은 지난 1월 중순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흐엉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캄보디아의 한 호텔에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리지현과 리재남이 북한과 우호적 관계에 있는 캄보디아에서 흐엉을 데리고 김정남 암살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말레이시아 경찰은 보고 있다.

비슷한 시기 캄보디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5)가 다른 북한인 용의자들과 함께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샤를 포섭한 북한인 용의자 오종길(55)이 인도네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외교관으로, 인도네시아어를 유창하게 한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리지현과 흐엉 등은 2월 4일 하노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서 추가로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흐엉은 아이샤와 함께 같은 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 얼굴에 맹독성 신경작용제 VX를 묻혀 살해했다.

흐엉과 아이샤는 현지 경찰에 붙잡혀 3월 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됐지만, 김정남을 살해하는 것이 아니라 코미디 영상이나 TV 쇼를 찍는 것으로 알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리지현 등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은 범행 당일 말레이시아를 출국, 평양으로 도피했다.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김정남을 암살하기 위해 베트남을 비롯한 지역 전문가를 동원해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 준비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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