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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국, 해외송금 봉쇄…‘외국에 집 산 중국인 어쩌나’

中 당국, 해외송금 봉쇄…‘외국에 집 산 중국인 어쩌나’

입력 2017-03-21 16:04
업데이트 2017-03-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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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해외송금 통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해외 자산을 사들이던 중국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해외송금을 위한 은행권 대출이 제한되면서 동남아 등지에서 아파트 구매계약을 체결한 부동산 투자자들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중국 안후이(安徽)성 성도 허페이(合肥)시의 중산층 로라 장(여)씨는 작년 초 싱가포르와 가까운 말레이시아 조호르주(州)에서 진행되는 ‘포레스트 시티’ 건설 사업 광고를 보고 현지에 내 집을 마련하기로 했다.

포레스트 시티는 중국 3대 주택 건설사인 컨트리 가든(Country Garden·碧桂園)이 1천700억 링깃(약 45조 원)의 사업비를 들여 해상수송 요충지인 믈라카 해협에 14㎢ 규모의 인공섬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장씨는 작년 9월 컨트리 가든이 무료로 제공한 말레이시아 현지 투자 여행에 친구, 친척과 함께 참가했다.

그는 ‘포레스트 시티’에 주택을 구입하면 자산 증대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영구거주증 획득과 아들에게 양질의 국제교육을 제공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에 현장에서 59㎡ 아파트 구입을 위한 10%의 계약금 6만3천500링깃(약 1천600만 원)을 카드로 지불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작년 말 외화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해외송금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장씨의 해외 내 집 마련 꿈은 물거품이 됐다.

중국 당국은 장씨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지 약 두 달 후 해외 부동산 사업 등 무분별한 해외투자를 금지했다.

중국에서는 원칙적으로는 개인의 해외 직접 투자가 금지돼 있지만, 지난 10년간 단기투기성 자금 유입 차단과 외환보유액 분산에 집중한 중국 당국은 우회적인 해외 투자를 눈감아 줬다.

그러나 당국은 2014년 역대 최고치에 달했던 외환보유액이 이후 1조 달러가량 급감하자 외화유출 통제로 정책을 급선회했다.

이 때문에 장씨는 올해 들어 은행들로부터 해외 부동산 구매를 위한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장씨는 작년 10월 잔금 중 20%를 이체한 아파트 공급업체의 홍콩 은행 계좌에 자금을 추가 이체하려고 했지만, 현지 은행으로부터 해당 홍콩 계좌가 정확하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

또다른 포레스트 시티 아파트 구매자인 광저우(廣州)의 비키 우씨는 “현재 추가 할부금을 해외에서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외환 통제 때문에 이것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해외에서 할부금을 지불하면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등재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와 우씨 등 약 40명의 구매자는 2주일 전 후난(湖南)성의 레오 왕씨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개설한 포레스트 시티 투자 중단과 환불을 위한 단체 방에 가입했다.

일부 중국인 구매자들이 포레스트 시티 영업사원들이 현혹했다고 주장했지만, 컨트리 가든은 포레스트 시티 개발과 판매가 법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했다며 부인했다.

광저우 사회과학원의 펑펑 선임 연구원은 장씨가 위안화 절하에 대비해 해외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평범한 중국인 중 일부라며 그러나 이러한 소규모 중국인 투자자들 대부분이 외국법과 시장을 거의 모르기 때문에 매우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부유층의 해외 부동산 구입을 지원하는 킷헤이의 류전뱌오 대표는 “많은 중국인이 현지 언어와 법을 모르기 때문에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중국인 수가 늘어나면 비슷한 분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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