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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맨’ 트럼프·시진핑 첫 대좌 ‘난제’ …“많이 합의했다”

‘스트롱맨’ 트럼프·시진핑 첫 대좌 ‘난제’ …“많이 합의했다”

입력 2017-03-19 15:05
업데이트 2017-03-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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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사드 문제 예봉 피해…무역 문제도 협력 강조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에서 가장 큰 임무는 미·중 정상회담 조율이었다.

한중일 3국 방문 직전 틸러슨 장관은 순방에서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를 주된 의제로 논의하겠다고 했고 일본과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해당 사안을 핵심 이슈로 부각했으나, 베이징에선 그보다는 정상회담 의제 조율에 힘쓴 기색이 역력하다.

일본과 한국에서 ‘새 대북접근법’을 공언하고 “비핵화 전에는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하던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중국에선 북한 핵위협을 강조하면서도 미중 양국이 공동노력하겠다는 정도로 후퇴한데서도 그런 분위기가 읽힌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8일 틸러슨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나서 “양국 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합의가 있었다”고 밝힌 점을 볼 때 사실상 내달 초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간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19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에서 중국을 겨냥해 ‘책임론’을 거론하며 강경 자세를 보였던 틸러슨 장관은 전날 왕이 외교부장과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대북 문제에 대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틸러슨 장관은 “20여 년간 우리가 해온 노력은 아직 북한이 핵무기 위협을 중지하게 하지 못했고 중국은 동북아 비핵화 실현의 원칙이 있으므로 공동 노력해 북한 정부가 더 좋은 길을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의 수준으로 완화됐다.

이어 “우리는 공동 노력을 통해 평양의 방향을 조정하고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게 하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공동 노력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정상회담 몫으로 넘겼다.

‘사드’ 문제가 양국 외교장관의 기자회견에서 거의 거론되지 않은 점도 양국 정상회담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중국의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으로 인해 미국이 총대를 메고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틸러슨 장관이 공개 석상에서는 ‘사드’라는 단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아마 중국으로선 사드 문제가 공개 석상에서 거론되면 서로 좋은 말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미국 측에 양해를 구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워낙 중요한 현안이라 외교 장관 회동에서는 사드 해법 문제가 깊게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역 전쟁’ 가능성까지 불거진 미·중 무역 관계 또한 틸러슨 장관과 왕이 부장이 양국의 상호 협력을 통한 발전을 강조하면서 갈등을 비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환율 조작국 지정 등을 공약했으며 이런 입장은 취임 후에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선 가장 민감한 부분인 셈이다.

틸러슨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중 관계는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상호 존중의 원칙에 따라 양국의 정상은 새로운 세계에서 상호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 체제로서 발전을 촉진하고 안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 또한 “우리는 계속해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양국 정상 및 각급 교류를 순조롭게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우리는 상호 존중과 공영의 원칙으로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 신뢰를 증진해 협력을 확대하며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겉으로 볼 때는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적절한 조건이 갖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에 강력히 도움을 요구한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와 미국의 대중국 무역 역조 그리고 구체적인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북핵 문제는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순간까지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오늘 중국과 미국 외교 수장의 기자회견은 정상회담을 가기 위한 직전 단계의 느낌을 풍겼다”면서 “그러나 정상회담을 앞두고 휘발성이 큰 이슈들이 도사리고 있어 양국 간 지속적인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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