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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증권투자 실력은?…위기마다 수익률 ‘대박’

인공지능, 증권투자 실력은?…위기마다 수익률 ‘대박’

입력 2017-03-17 07:12
업데이트 2017-03-1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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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시장 지배하는 변동성 장세에 특히 효과적”

인공지능(AI)에 수십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의투자를 시켰더니 매우 높은 수익률이 나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인간 투자자들이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위기 상황에서 AI의 모의투자 수익률이 엄청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독일 에를랑겐-뉘른베르크 프리드리히-알렉산더 대학(FAU)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이 대학 경영·경제학부 연구자들의 논문이 올해 6월 ‘유럽 운영연구 저널’(European Journal of Operational Research) 게재를 앞두고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연구진은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 ’그래디언트 부스티드 트리‘(gradient-boosted tree), ’랜덤 포리스트‘(random forest)라고 불리는 세 부류의 AI 학습 알고리즘을 묶어서 주가 변화 패턴을 학습시켰다.

데이터로는 1992년 12월∼2015년 10월의 거래일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종목의 주가와 그 직전 거래일의 투자 관련 데이터가 사용됐다.

연구진은 이렇게 학습시킨 AI 투자 프로그램에 모의 차익거래 투자를 시켰다. 매일 S&P 500 종목 중 10종씩을 각각 매수·매도(long·short) 포지션으로 설정해 투자토록 했다.

그 결과 AI 모의투자의 평균 일간 수익률은 거래 비용 고려 전 0.45%, 고려 후 0.25%로 나타났다. 매우 잦은 거래에 따른 거래 비용으로 차익 중 절반이 깎여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매우 높았다는 것이다.

이는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거래 비용 고려 전 99%, 고려 후 73%에 이르는 엄청난 수익률로, 같은 기간의 거래 비용 고려 전·후 시장 수익률(각각 17%·9%)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연구자들은 연구 대상 기간을 크게 4기로 나눠 분석한 결과도 설명했다.

이들은 실제 투자자들이 기계학습 기반 투자기법을 사용하기 전 시기(1992년 12월∼2001년 3월), 기계학습에 의한 투자기법이 확산된 시기(2001년 4월∼2008년 8월), 세계 금융위기 시기(2008년 9월∼2009년 12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근 시기(2010년 1월∼2015년 10월)에 대해 AI 모의투자의 성과를 각각 분석했다.

세계 금융위기 시기에 AI 모의투자는 거래비용 고려 후 연평균 40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시장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은 시기에 우리의 매수-매도 전략이 특히 잘 들어맞는다”며 감정이 시장을 지배하는 변동성 장세에서 AI의 모의투자 성과가 특히 컸다고 설명했다.

닷컴버블 붕괴 직전(1999년), 닷컴버블 붕괴(2000년), 세계 금융위기 전후(2008년) 등 위기 상황 전후에 AI의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334%, 545%, 681%에 이르렀다.

특히 리먼브라더스 파산 다음달(2008년 10월)과 그리스 경제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시기(2011년 10월)에 AI 모의투자 월평균 수익률은 각각 100%, 35%가 넘었다.

실제 투자자들이 기계학습 기반 투자기법을 사용하기 전 시기에 대해서도 AI 모의투자는 연평균 200%가 넘는 수익률을 냈다.

그러나 기계학습에 의한 투자기법이 확산된 시기에 AI 모의투자 연평균 수익률은 22%로 이보다 훨씬 낮았다.

또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근 시기에는 AI 모의투자의 거래비용 고려 후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다만 거래비용을 고려하지 않으면 수익률이 플러스였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실제 투자자들이 기계학습 기반 투자기법을 널리 사용하고 발달시킴에 따라 시장이 전체적으로 ‘효율화’되면서 연구에 사용한 AI의 강점이 희석돼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이번 AI 모의투자 결과가 실제 투자에서도 비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오래전부터 정량적 투자기법을 이용해 온 것으로 알려진 실제 헤지펀드 일부도 이와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시장 수익률 대비 높은 성과를 냈고, 위기 시기에 특히 성과가 좋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헤지펀드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법을 쓰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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