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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의사결정 과정 없이 가자 전쟁” 보고서 파문

“네타냐후, 의사결정 과정 없이 가자 전쟁” 보고서 파문

심현희 기자
입력 2017-03-01 16:58
업데이트 2017-03-0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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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감독국, 이례적 공개 비판
“하마스 땅굴 알고도 대응 못해
이스라엘 군인 최소 11명 사망”
네타냐후 “중요 결정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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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연합뉴스
2014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가자전쟁’에 대한 이스라엘 국가보고서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전쟁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로켓 포탄을 쐈다는 이유로 그해 7월 8일부터 50일간 이스라엘이 가자를 대대적으로 공습하면서 일어난 충돌을 말한다.

보고서는 당시 이스라엘 정부와 군이 전쟁 준비 과정과 대응이 미흡했다고 비판하면서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이 적절한 의사결정 과정 없이 전쟁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국가감독국은 이날 약 200쪽 분량의 가자전쟁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고 가자전쟁 당시 네타냐후 내각의 전략적 목표 부재와 군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스라엘 국가기관이 정부와 군을 모두 겨냥해 전쟁 전략과 대응, 준비 과정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보고서는 가자전쟁 전후로 이스라엘 정부의 준비 과정과 대응을 크게 4개 부분으로 나눠 기술했다. 당시 네타냐후 내각을 겨냥해 “전략적 목표는 적절한 의사 결정 과정이 필요했지만 그때의 목표는 오로지 이스라엘군의 작전 계획을 앞당기는 것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스라엘군이 가자에서 이스라엘로 연결된 하마스의 땅굴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이 상대의 땅굴 전력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응할 만한 군사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쟁 당시 이스라엘군은 ‘아이언 돔’ 방어 시스템으로 하마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듯했다. 그러나 하마스가 땅굴을 통해 이스라엘 영토로 몇 차례 침투해 최소 11명의 이스라엘 병사가 사망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와 모셰 야알론 당시 국방장관이 ‘땅굴은 전략적인 위협’이라고 생각했음에도 이들의 인식이 정책을 결정하는 안보 내각에 전혀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내각이 먼저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군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작전 계획을 체계적으로 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안보 내각의 일원이었던 예시아티드당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도 “그 전쟁은 준비되지 않은 전쟁”이라고 털어놓았다.

보고서는 또 네타냐후 총리 주축의 핵심 안보 내각 위원이 가자전쟁에 돌입하기 전 외교적 조치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보고서가 공개된 후 이스라엘군은 “이 보고서를 연구하고 있고 배운 점을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보고서 공개 하루 전날 이스라엘 장관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 역사상 이보다 더 최신화된 내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전쟁 때 가장 중요한 결정은 공개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며 “정말 중요한 교훈은 보고서에 담겨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당시 팔레스타인인 2251명, 이스라엘은 군인 67명을 포함한 73명이 목숨을 잃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7-03-0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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