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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발끈한 윤병세 연설, 북한 듣기 싫어하는 말들의 ‘백화점’

北 발끈한 윤병세 연설, 북한 듣기 싫어하는 말들의 ‘백화점’

입력 2017-02-24 15:21
업데이트 2017-02-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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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차례 고친 ‘反북핵 격문’…뮌헨서 큰 호응

북한이 24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거칠게 비판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뮌헨 연설문’에는 대체 무슨 내용이 담겼을까?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윤 장관이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북핵 문제는 째깍거리는 시한폭탄”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이날 “천하 무지렁이의 넋두리”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대북 제재·압박 외교의 선봉에 선 윤 장관에 대한 북한의 비난은 숱하게 있었지만, 이번처럼 공식성을 띤 담화 형식을 취해가면서 2천300자 분량을 온전히 비판에 할애한 사례는 손꼽을 정도라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윤 장관은 뮌헨안보회의 53년 역사상 처음 열린 동아시아 및 한반도 세션에서 북핵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뼈를 깎는 반성을 촉구하는 약 9분간의 기조연설을 했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진행자), 응 엥 헨 싱가포르 국방장관, 푸잉(傅瑩)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 주임, 댄 설리번 미국 상원의원, 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 등이 토론에 나서고 각국 정·관·학계의 오피니언 리더 100여명이 참석한 자리였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북핵외교기획단 주도로 초안을 만들어 최종본이 나오기까지 22차례 퇴고를 거친 것으로 알려진 이 연설은 북한이 듣기 싫어하는 말들의 ‘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윤 장관은 “북핵 문제는 째깍거리는 시한폭탄”, “우리 머리 위에 ‘다모클래스의 칼(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과 같은 북한의 ‘핵 검’이 위태롭게 매달려있는 상황” 등의 자극적인 수사를 활용해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 “우리 분석상 임계점(tipping point)까지 한 두 해밖에 남지 않았을 수 있다”면서 “실로 우리는 시간과 싸움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우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금 되돌리지 못한다면, 북핵 위협은 우리 모두에게 ‘게임 체인저’(판도나 전세를 바꾸는 사건)가 될 것”이라며 제재·압박 강화 필요성도 역설했다.

북핵과 관련한 제재 뿐 아니라 북한 인권 침해에 문제를 제기하고, 북한 내부의 변화를 유도할 필요성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더불어 핵보유국임을 헌법에까지 명시한 북한이 철저히 배격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CVID) 북한 비핵화”가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는 것은 ‘죽은 말을 다시 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작년 유엔 총회에서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 문제를 거론했던 윤 장관은 뮌헨 연설에서 대북 비판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북한이야말로 가장 대표적인 규범 파괴자”라며 “북한이 1991년 유엔에 가입했을 때 평화애호국으로서 유엔 헌장을 준수하겠다고 서약했지만, 과거 북한의 행적은 북한이 ‘상습적 범법자’에 지나지 않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 같은 윤 장관의 발언에 중국 측 푸잉 주임은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맞섰지만 대체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분위기였다.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한 상황도 영향을 미친 듯 보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차장을 지낸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는 질문자로 나서 윤 장관의 발언에 고무된 듯 북핵 협상 과정에서 체험한 북한의 약속 위반을 열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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