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국 거론한 건 아니다” 불구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 시사
미국 백악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이 체결한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밝히고 “일부 협정은 10여년 된 것도 있고 20여년 된 것도 있다”며 “‘많은 경우’ 무역협정을 새로 업데이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역협정들이 시대에 맞는지, 그간의 기술적 진보를 잘 다루고 반영하고 있는지, 금융이든 제조 분야든 현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민의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비판했던 한·미 FTA에 대해서도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또한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미국과 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가능한 한 최상의 협상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무역협정의 재검토를 원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다만 스파이서 대변인은 “어느 특별한 한 나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어느 나라와의 FTA를 재검토할지 등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때 일본·호주 등 11개국과 체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공식 탈퇴했으며, 캐나다·멕시코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재협상을 선언한 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나 사실상 협의를 시작했다. 정부 한 소식통은 “미국이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지만 한·미 FTA에 대해 어떤 구체적 대응에 나설지는 미지수여서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7-02-23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