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金 암살 연루자 최소 10명… 리정철 ‘독극물 제조역’ 관측”

“金 암살 연루자 최소 10명… 리정철 ‘독극물 제조역’ 관측”

한준규 기자
입력 2017-02-19 22:20
업데이트 2017-02-19 22:3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말레이 경찰 첫 공식 기자회견

“검거된 여성 2명은 행동책 일부…도주한 北국적자 3명은 지원책…범행 시킨 주동자는 따로 있다”
독극물 종류·살해 동기 결론 못 내

김정남 암살 사건은 최소 10명이 가담한 암살단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청 부청장은 19일 개최한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미 검거된 두 여성은 ‘암살단’의 일부에 불과하고 범행을 시킨 주동자는 따로 있었다”면서 “지금까지 파악된 사건 연루자는 10명이고 여성 두 명을 제외하면 모두 북한인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북한의 연계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이미지 확대
탄 스리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청 수사국장이 지난 19일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사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AFP 연합뉴스
탄 스리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청 수사국장이 지난 19일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사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AFP 연합뉴스
경찰은 암살의 주도적인 그룹은 공항에 있던 리정철(47)을 포함한 5명 중 리정철을 제외한 4명의 남성 용의자이고 이미 검거된 2명의 여성 용의자는 행동책, 달아난 리지우(30) 등 북한 국적자 3명은 지원책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최소 10명이 역할을 분담하며 조직적으로 이번 암살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2청사 범행 현장 가까이에서 여성들의 범행을 지켜보고 있었던 남성 4명은 모두 북한 국적자다. 경찰 당국은 이번 암살의 배후이며 사건의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이들을 리지현(33)·홍송학(34)·오종길(55)·리재남(57) 등으로 확인했다.

암살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은 사건 직후 공항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비행기로 말레이시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브라힘 부청장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이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밝힐 수 없지만 떠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서 약학과 과학을 전공하고 2011년 인도 콜카타에 있는 연구소에서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리정철은 ‘독극물 제조역’이 아니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리지우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사진만 공개된 북한인 2명도 사건과 연루된 지원책으로 보고 추적 중이라고 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명확히 지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브라힘 부청장은 사건의 배후가 북한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남성) 용의자들이 모두 북한 국적”이라고 말해 북한의 배후설을 사실상 인정했다.

또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시신 인도의 ‘유가족 우선권’ 방침을 밝히면서 북한과 김정남 유가족 간의 신경전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이브라힘 부청장은 “가까운 유가족에게 시신 인도의 우선권이 있다”는 원칙을 밝혔다. 다만 시신을 받으려면 유가족이 직접 말레이시아를 찾아야 한다는 단서를 달며 2주간의 시한을 제시했다.

다음은 이날 중간 수사 결과 기자회견에서 이뤄진 이브라힘 부청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암살을 북한의 소행으로 볼 수 있나.

-(달아난) 용의자 4명이 모두 북한에서 왔다. 북한 국적을 가지고 있다.

→도주 용의자들이 어디로 갔는지 파악됐나.

-그들은 범행 직후 모두 말레이시아를 떠났다. 어디로 갔는지는 밝힐 수 없다.

→살해 동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의 관심은 왜 이들이 말레이시아에서 범행을 저질렀는가이다. 우리 일은 증거를 모으고 범인들을 재판에 넘기는 것이다.

→달아난 용의자들을 추적할 방법은.

-인터폴 등에 국제공조를 요청할 것이다. 특정 국가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용의자를 찾기 위해 모든 자원과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사망자의 신원이 김정남으로 확인됐나.

-소지하고 있던 여권에 김철이라고 적혀 있었다. 물리적이고 과학적인 신원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 오늘까지도 DNA를 확인할 수 있는 가족이 나타나지 않았다.

→사인은 나왔나.

-아직 부검 보고서가 완료되지 않아 받지 못했다. 사인 규명을 위한 독성검사가 끝나면 사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시신은 누구에게 인도하나.

-아내나 딸, 아들 등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인도된다. 시신을 인도받는 가족의 신원이 확인돼야 한다. 과학적 증거가 필요하고 법적으로도 가족임이 증명돼야 한다.

→북측은 이번 사건이 말레이시아와의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들이 뭐라 말하든 말레이시아 법은 의심스러운 모든 사망 사건을 반드시 수사한다. 그들이 어떤 언급을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다.

쿠알라룸푸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서울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7-02-20 3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