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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남 5년전부터 암살시도…김정은에 ‘살려달라’ 편지도”

“북한, 김정남 5년전부터 암살시도…김정은에 ‘살려달라’ 편지도”

장은석 기자
입력 2017-02-15 13:27
업데이트 2017-02-1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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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김정남
김정은과 김정남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왼쪽)의 이복형 김정남이 13일 오전(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고 정부 소식통이 14일 밝혔다. 왼쪽은 조선중앙통신이 발행한 2016년 11월 김정은 모습. 오른쪽은 중앙선데이가 제공한 2010년 마카오 시내 알티라 호텔 10층 식당 앞에서 나타난 김정남 모습. 2017.2.14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에 대한 암살시도가 5년 전부터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남은 이에 이복동생 김정은에게 ‘살려달라’는 내용의 편지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이와 같이 보고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이번 사건을 독극물 테러로 추정하고 있고, 암살을 수행한 여성 2명은 도주 중이지만 아직 말레이시아를 빠져나가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 등에 따르면 이 원장은 “김정남 추정 인물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는 ‘김철’이라는 이름의 북한 여권을 가진 북한인이 사망했다는 것으로 김정남을 특정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독극물 테러에 의한 사망으로 강력히 추정하고 있으며, 이날 중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과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암살 상황에 대해선 현지시간 13일 오전 9시쯤 마카오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줄을 선 김정남에게 ‘아시아계’로 보이는 젊은 여성 2명이 접근, 이 중 한 여성이 김정남의 신체를 접촉한 이후 김정남이 공항 카운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장면은 공항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이철우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김정남은 30여분 거리의 투트로자야 병원으로 호송 도중 사망했다.

구체적으로 독침에 의한 암살인지, 주사기에 의한 암살인지 등의 방법은 확인해봐야 한다고 이 원장이 보고했다.

암살자로 지목된 두 여성은 택시를 타고 달아나 말레이시아 경찰이 추적 중이며 아직 탈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김정남은 지난 6일 말레이시아로 들어가 일주일간 머물렀다고 이 원장은 밝혔다.

이 원장은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 집권 이후 ‘스탠딩 오더’(취소할 때까지 계속 유효한 주문)였다”면서 “2012년 본격적인 시도가 한 번 있었고 이후 2012년 4월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는 서신을 발송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서신에서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응징명령을 취소하기 바란다. 저희는 갈 곳도 피할 곳도 없다. 도망갈 길은 자살뿐임을 잘 알고 있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북한 정찰총국을 비롯한 정보당국은 지속적인 암살기회를 엿보면서 준비해온 결과 암살을 실행한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이 원장은 “오랜 노력의 결과 실행된 것이지 암살의 타이밍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오랜 스탠딩 오더가 집행된 것”이라며 “김정남이 자신의 통치에 위협이 된다는 계산적 행동이라기보다는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김정남의 가족으로는 본처와 아들 1명이 중국 베이징에, 후처와 1남 1녀가 마카오에 있다고 전했다. 김한솔은 후처의 자식으로 마카오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두 가족은 모두 중국 당국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김정남의 과거 망명 신청 여부에 대해선 “없었다. 이전에도 없었다”라고 답했고, 북한 내부에서 김정남을 옹립하려는 시도가 있었느냐는 물음에도 “없었다. 지지세력 자체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암살을 계기로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 등의 요인에 대한 경호와 관련해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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