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노력이 제값 받는 사회] ‘만사빽통’

[노력이 제값 받는 사회] ‘만사빽통’

입력 2017-01-22 18:20
업데이트 2017-01-22 21: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청년들 75.5% “취업기회 불평등”… 금수저·흙수저론 사회통합 저해

‘만사백통’(만사형통+백)이 만연한 취업 현실은 노력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 더 큰 문제는 개천에서 용이 나기 어려운 ‘계층의 고착화’ 현상이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시킬뿐 아니라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경제성장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열린 재단법인 행복세상의 국가발전 정책토론회에서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가 발표한 ‘세대별 기회 불평등과 사회이동성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10%만이 ‘기회가 평등하다’고 생각했다. 비영리 공익법인 동그라미 재단이 3520명에게 설문한 결과인데, 특히 청년세대(만 19~39세)는 5.2%만이 기회가 평등하다고 인식했다.

분야별로 청년들은 취업 기회(75.5%)에서 기회 불평등이 가장 심한 것으로 봤고, 교육 기회(64.7%), 건강 기회(46.6%) 순이었다. 중장년층(40~59세) 및 노년층(60~74세) 역시 취업 기회 불평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사회에서 경험한 차별을 묻는 질문에는 나이 차별(25.7%), 학벌 차별(24.7%), 성별 차별(13.5%)을 많이 꼽았다. 외모(11.6%), 지역(9.7%), 가족배경(8.1%), 신체장애(5%)등이 뒤를 이었다.

계층의 고착화는 점점 심해지는 추세다. 15세 때와 현재를 비교해 자신이 속한 계층을 10단계(10점=최고계층)로 나눠 점수를 매긴 결과 노년층은 4.18점에서 4.69점으로 0.51점 상승했지만, 청년층은 4.31점에서 4.44점으로 0.13점 오르는데 그쳤다. 자녀 계층 예상치도 청년층은 5.52로, 노년층(6.14), 중장년층(5.99)보다 어두운 전망을 했다. 한마디로 청년층일수록 계층 상승 인식이 낮고 그 가능성도 작게 본다는 얘기다.

기회 불평등 증가는 계층 간 이동을 막아 상대적 박탈감을 확대시키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 ‘금수저, 흙수저론’이 대표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 보고서(2015년)에 따르면 산업화 세대(1940~1959년생)에는 부모의 학력과 계층이 자녀의 임금 수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정보화 세대(1975~1995년생)에는 양자의 관계가 밀접해졌다.

기회 불평등은 경제적 양극화를 초래하고, 양극화는 성장률을 저하시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985년부터 2005년까지 소득 불평등이 증가한 회원국들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누적 경제성장률(GDP)이 하락했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계층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일자리 창출 노력, 세제와 재분배정책을 통한 빈곤의 탈출 및 불평등 감소 노력, 교육의 효과가 골고루 미치게 하는 노력, 차별과 배제를 줄이고 예방하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7-01-23 6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위기 당신의 생각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 후 의료계와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료인력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의료공백 위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의료계 책임이다
정부 책임이다
의료계와 정부 모두 책임있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