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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거미줄처럼 접촉 강화”…트럼프 행정부와 소통 시동

윤병세 “거미줄처럼 접촉 강화”…트럼프 행정부와 소통 시동

입력 2017-01-22 17:17
업데이트 2017-01-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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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한반도정책 우선순위에 올려라’…NSC가동, 6자수석-외교장관 채널 준비

정부가 20일(현지시간) 닻을 올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와의 본격적인 소통에 나섰다.

초반부터 다양한 수준에서의 접촉을 강화해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를 트럼프 신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올려놓음으로써 대북 및 한미 공조를 지속,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으로 트럼프 신행정부를 상대로 한 정상외교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고위급 접촉 강화를 통해 틈새를 메우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카드를 손에 쥐고 전략적 도발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무엇보다 트럼프 신행정부와 조속히 만나 공조를 재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틀 만에 채널 가동…전방위 소통 강화

한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틀만인 22일 NSC 채널을 가동했다.

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플린 보좌관은 통화에서 “미국 신(新)행정부 하에서 한미동맹 관계가 강력하고 긍정적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면서 “함께 주요 안보 현안에 관해 긴밀한 공조를 해 나가자”며 강력한 한미 동맹과 공조를 재확인했다.

플린 보좌관이 먼저 전화를 걸어온 것은 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지난 9일 플린 보좌관과 첫 상견례를 갖는 등 우리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부터 소통 노력을 강화해온 결과로 풀이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가 의회 인준을 통해 ‘내정자 꼬리표’를 떼면 곧바로 전화를 걸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와 통화가 이뤄지면 이른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한미 첫 외교장관회담은 이르면 다음 달 중에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일정 조율이 어려우면 다음 달 중순 독일 본에서의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담이나 뮌헨안보회의에서 회담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트럼프 행정부와의 첫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위해 물밑조율에 나섰다.

김 본부장은 미측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워싱턴D.C에서의 회동을 추진 중이며, 미측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설연휴(27~29일) 이후 이른 시일 내에 회동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신행정부의 북핵 및 한반도 라인과의 본격 접촉에 앞서 조현동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는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정부의 고위인사로는 처음으로 22일 워싱턴DC로 향했다.

조 대사는 25일까지의 방미 기간 트럼프 행정부 및 의회 인사,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조 대사는 공공외교 차원에서 우리 정부의 북핵 및 대북정책, 한미동맹의 중요성 등을 적극 설명하는 한편, 이를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 측과의 소통강화 노력을 강조해온 것과 궤를 같이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지난 16일 서울에서 긴급히 개최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 주재 대사와 주유엔 대사와의 공관장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초기부터 다양한 채널에서 접촉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면서 “거미줄처럼 동심원(접촉면)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 대북 미사일 방어시스템만 언급…북핵 언급 제외 해석 논란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이 공식 출범에 맞춰 20일 6대 국정 기조를 밝히면서 북한 미사일에 대비한 방어시스템을 언급한 것에 대해 정부 당국은 북한에 대한 경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 백악관은 “이란, 북한과 같은 국가들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꼭 찍어 언급한 것”이라면서 “북한을 명기한 것은 이를 핵심 이슈로 다루겠다는 분명한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그동안 트럼프측 외교안보 핵심참모들의 메시지를 보면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는 분명하다”면서 “이번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에서 나온 미사일 관련 메시지도 그런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며, 북한 핵·미사일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핵심참모들이)가 대북 제재·압박을 강화한다는 확인된 기조에 더해 군사적 대비태세를 보다 강화하겠다는 기조를 명확히 한 것”이라면서 “북한에는 상당한 경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식을 계기로 북핵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 등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미사일에 대응한 군사적 대응책만 언급하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외교적, 정치적 해법은 얘기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전략적으로 말을 아꼈을 수도 있지만 (북한 핵·미사일이) 최우선 관심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특히 시험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북한의 ICBM과 관련해 “북한의 ICBM 시험발사가 성공하는 경우와 실패하는 경우 트럼프 신행정부의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ICBM 시험발사에 성공해 미국에 실질적 위협으로 인식되면 트럼프 행정부는 보다 직접적이고 강경한 대응에 나설 수 있지만 실패하면 우선순위에서 미뤄 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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