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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끊이지 않는 한인 피살…경찰관까지 연루 충격

필리핀서 끊이지 않는 한인 피살…경찰관까지 연루 충격

입력 2017-01-17 13:33
업데이트 2017-01-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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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명 피살…‘수사력 허약’ 평가 경찰, 직접 범행까지

한국인 피살 사건이 빈발해온 필리핀에서 현지 경찰이 연루된 또 하나의 납치살해 사건이 뒤늦게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필리핀에서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던 한국인 사업가 지모(53)씨가 피랍 당일 살해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외교부가 17일 밝혔다.

작년에 발생한 9번째 한국인 피살로 기록된 이 사건은 현직 경찰관이 용의자이며, 사건 발생 후 3개월이 지나도록 진상이 은폐됐다는 점에서 특히 충격파가 크다. 조직적인 은폐 또는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2년 6명에서 2013년 12명으로 급증했으며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한 뒤 작년에는 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한국 지방대 교수 출신의 교민 박 모(68) 씨가 마닐라 외곽 카비테주의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졌고, 5월 마닐라 외곽 라구나 주 칼람바시에서 장 모(32) 씨가 집 근처에 주차해놓은 승용차에 타려다가 괴한의 총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또 작년 5월 마닐라 북부 따이따이시에서 한국인 개신교 선교사 심 모(57) 씨가 괴한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숨졌다.

용의자가 한국인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지난해 10월 필리핀 앙헬레스 인근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이 총기로 살해된 채 발견된 사건도 있었다.

필리핀에서는 빈곤과 구멍 뚫린 총기규제 탓에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그 피해는 외국인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과 필리핀 경찰이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 처리하는 ‘코리안 데스크’를 통해 대응 태세를 강화했지만, 교민 9만여 명에 연간 한국인 방문자가 100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6월 말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 및 강력 범죄에 초강경 대응하고 있어 한국인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아직은 그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경찰의 부패와 빈약한 수사력도 범죄 빈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문 감식과 통신조회 등에서 첨단 수사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 현지에서 강력사건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범인 검거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고, 급기야 이번에는 현직 경찰관들이 살인 용의자가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100만 정 이상의 총기가 불법 유통된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총기 규제가 허술한 상황도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범죄 표적이 되지 않도록 재력 과시를 삼가고 현지인이나 다른 한인과의 분쟁을 피하며 치안이 좋은 주거지를 선택할 것을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당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필리핀과의 외교적 갈등으로까지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김재신 주 필리핀 대사가 필리핀 외교장관를 만나 엄정한 수사 등을 촉구하고, 한동만 재외동포 영사대사가 주한 필리핀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할 계획이라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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