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요 의한 피해자” 고수… 특검, ‘합병 지원’ 입증에 주력

입력 : 2017-01-12 18:14 ㅣ 수정 : 2017-01-12 20:13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이재용 뇌물공여죄 적용 쟁점은
 박영수 특별검사의 삼성 합병 뇌물죄 수사에서 12일 피의자로 소환된 이재용(49) 부회장은 ‘첫 입건자’이자 ‘정점’이다. 특검이 다른 삼성 관계자에 대한 사법처리 없이 이 부회장으로 곧바로 치고 올라갔다는 건 그만큼 최순실(61·구속 기소)씨 특혜 지원에 대한 이 부회장의 개입 여부 입증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 검찰 관계자도 “검찰에서 특검으로 보낼 때도 삼성·SK·롯데 건은 90% 이상 메이드(입증)됐던 것으로 안다”면서 “입증에 자신이 없다면 뇌물공여죄 피의자로 부를 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피의자 신분 된 ‘재계 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러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자 떼 지은 취재진이 일제히 플래시를 터뜨리며 촬영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피의자 신분 된 ‘재계 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러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자 떼 지은 취재진이 일제히 플래시를 터뜨리며 촬영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도 통상적인 10~20분의 티타임도 생략한 채 강도 높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검찰 조사에서 재벌 총수나 사회 저명인사들에 대해선 수사팀장급 인사가 간단히 차를 나눈 뒤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한다. 이런 ‘예우’를 생략하고 다른 일반 피의자와 동등하게 대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수사 의지가 높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다만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신병처리가 향후 특검 수사의 방향과 속도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이전과 달리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특검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을 일단 조사한 후 돌려보낼 예정”이라면서 “조사가 끝나 봐야 신병 처리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 부회장은 2014년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세 차례 면담을 했고, 이때마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최씨 모녀 지원을 부탁받은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특검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15일 박 대통령과의 첫 독대 자리에서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승마 지원을 요청받았다. 이듬해 7월 25일엔 박 대통령으로부터 “약속과 달리 승마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재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15일 세 번째 독대 자리에선 박 대통령이 최씨의 조카 장시호(38·구속 기소)씨 소유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지원센터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은 최씨의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와의 220억원 규모 컨설팅 계약, 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여원 후원 등을 결정했고,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대기업들 중 가장 큰 출연금인 204억원을 냈다. 삼성은 이 같은 지원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없었고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맞서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부분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아울러 이 부회장에게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검팀은 삼성 수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롯데, SK 등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또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 24일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과 단독 면담에서 최태원 회장의 사면 문제를 논의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단독 면담을 한 지 20여일이 지난 8월 15일 최 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을 받아 출소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를 며칠 앞두고 안종범(58·구속 기소)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최 회장 사면에 정당성을 부여해 줄 자료를 SK에서 받아 검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정황 등 박 대통령이 최 회장의 사면을 놓고 SK와 ‘거래’를 했음을 보여주는 다수의 정황을 포착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7-01-13 3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

    퍼블릭IN 배너
    서울미래컨퍼런스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