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드들강 여고생 살인범 무기징역

입력 : 2017-01-11 18:14 ㅣ 수정 : 2017-01-12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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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완이법’ 살인죄 시효 폐지…재수사 거쳐 첫 유죄 판결
강간 살해 후 숨기려 행적 조작

전남 나주에서 16년 전 발생해 장기 미제 사건으로 묻힐 뻔했던 ‘나주 여고생 성폭행 살인 사건’의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한 이른바 ‘태완이법’(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첫 유죄판결이다.

광주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강영훈)는 11일 여고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해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40)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2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여자 청소년인 피해자를 상대로 강간·살해한 것은 죄질이 매우 나쁘고, 범행을 숨기기 위해 행적을 조작하는 등 끝까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유족들은 16년간 고통과 슬픔을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야 했다”며 “피고인을 사회에서 반영구적으로 격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주 여고생 살인’은 2001년 2월 전남 나주시 남평읍 드들강에서 A(당시 17세)양이 성폭행을 당한 뒤 물에 잠겨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초기에 범인을 검거하지 못해 장기 미제로 남았다. 2012년 대검찰청 유전자 감식 결과 피해자 체내에서 검출된 체액이 다른 사건(강도살인)으로 복역 중인 무기수 김씨의 DNA와 일치해 수사가 시작됐지만 2014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됐다.


그러나 2015년 ‘태완이법’ 시행으로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당시 피해 여고생이 생리 중이었는데 생리혈과 정액이 섞이지 않은 점으로 미뤄 성관계 후 곧바로 살해됐다는 법의학자 의견과 교도소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사진 등을 근거로 김씨를 범인으로 봤다.

검찰은 사건 발생 15년 만인 지난해 8월 김씨가 A양을 성폭행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목을 졸라 살해했다며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모두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김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2017-01-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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