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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의 염원 ‘Made in China 볼펜심’

리커창의 염원 ‘Made in China 볼펜심’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7-01-10 23:00
업데이트 2017-01-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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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5년간 볼펜 국산화 집중 연구… 볼펜심용 고강도 강선 합금 성공

“우린 아직 볼펜 하나 제대로 못 만들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중국 제조업의 첨단화를 강조할 때마다 하는 말이다.

드디어 리 총리의 소원이 이뤄졌다. 인민일보는 10일 볼펜 제조업체인 베이파(貝發) 그룹이 중국 철강업체로부터 볼펜 심용 스테인레스 강선을 공급받아 완전 국산화한 볼펜을 생산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볼펜의 국산화를 오랫동안 이루지 못했던 것은 흔히 볼펜 심이라 불리는, 펜 끝에 붙어 있는 고강도 원형금속 ‘볼’을 자국 기술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볼펜은 이 원형의 ‘볼’이 종이와의 마찰로 회전하는 것에 의해 잉크를 뽑아내면서 필기가 이뤄지는데 통상 스테인레스강이나 크롬강으로 만들어지는 ‘볼’은 마모가 작고 녹이 슬지 않으면서도 형질의 변형이 적어야 한다.

한국도 1963년 모나미153 볼펜을 처음으로 생산했으나, 크롬강으로 만든 ‘볼’의 국산화는 1975년에야 이뤄졌다. 볼펜 심은 우주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고 있는 중국의 기초기술 한계를 상징하는 용어였다. 중국은 한 해 380억개의 볼펜을 생산해 전 세계에 수출하며 세계 수요의 80%를 충당하고 있으나, 볼펜 심은 일본과 독일, 스위스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개당 2달러(2407원)에 팔리는 볼펜 하나에서 중국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10센트(120원)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2011년 볼펜 국산화를 중점 연구개발사업으로 선정하고 2014년까지 6000만 위안(약 105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 결과 중국 최대의 스테인레스강 생산업체인 타이위안(太原) 강철이 5년여의 시간을 들여 지난해 9월에야 2.3㎜의 일정한 두께로 사출되는 볼펜 심용 스테인레스 강선 합금에 성공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1-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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