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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3만명 시대] “동병상련으로 창업 상담”…사장님 꿈꾸는 탈북민 돕는다

[탈북 3만명 시대] “동병상련으로 창업 상담”…사장님 꿈꾸는 탈북민 돕는다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16-11-21 22:14
업데이트 2016-11-2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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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탈북민 南정착 노하우 전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탈북민들이 입국 초기 교육시설인 하나원을 나온 이후에는 이곳에서 정착과 관련한 도움을 받는다. 탈북민 가운데 일부는 남한에 정착해 대학교 등 교육을 거쳐 남북하나재단에 입사한 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수혜자에서 제공자로 역할이 바뀐 셈이다. 재단에서 창업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자립지원부 강철(35) 대리가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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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남북하나재단 창업지원 대리
강철 남북하나재단 창업지원 대리
강씨는 21일 “지금도 수혜자의 입장에서 탈북민들에게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탈북민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 지원을 하다 보면 탈북민들이 사기당할 위험들이 종종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탈북민들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특히 업무적인 부분을 넘어서 경험적으로 ‘이런저런 부분을 확인해 보라’고 말할 수 있는 게 누구보다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탈북민으로서 숨길 게 없다고 생각하고, 모두 속을 터놓는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그것으로 인해 여러 사람을 구제한 적도 있다. 창업 상담을 했던 한 탈북민은 권리금 7000만원에 한 상가를 인수하려고 했다. 이에 강씨는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이런저런 문제들을 검토한 뒤 다시 생각해 볼 것을 권했다. 결과적으로 그 탈북민은 사기를 당할 뻔한 것을 알게 됐고 상가 인수를 철회했다. 강씨는 “그분이 정말 고맙다고 감사의 전화를 했다. 그때가 가장 보람이 있었고 뿌듯했다”고 전했다.

그는 탈북민 지원사업을 하다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한다. 특히 창업 지원 예산 부문에서 더욱 그렇다. 재단에서 창업을 지원하는 대상이 1200명 정도인 데 반해 매년 예산은 4억 6000만원이다 보니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신청자 대다수가 지원을 받지 못하고 마냥 대기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창업 꿈나무들은 재단에 찾아오거나 전화로 불만을 제기한다.

강씨는 “탈북민 창업 지원을 위한 예산 증액이 절실하다. 물론 예산 부문은 국회와 통일부의 몫이지만 재단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국회와 통일부에 적극 건의해 해결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는 현재 재단 내 자립지원부에서 일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교육개발부에서 탈북 대학생 교육이나 장학 지원사업을 맡고 싶다고 했다. 탈북 대학생들은 통일의 마중물이 될 것이기에 그들에게 어느 누구보다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강씨는 “후배들을 볼 때 제가 대학생 시절에 경험했던 짧지만 강렬했던 방황을 그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면서 “통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6-11-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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