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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 아세안 인프라 프로젝트에 주목해야/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前 주인도네시아 대사

[글로벌 시대] 아세안 인프라 프로젝트에 주목해야/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前 주인도네시아 대사

입력 2016-11-13 18:06
업데이트 2016-11-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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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지난주 ‘아세안 연계성 포럼’에 참석한 미얀마 교통통신부 장관은 미얀마의 인프라 중점사업들을 소개하며 한국 정부와 민간기업의 참여와 협력을 역설했다. 라오스 대표도 최빈국 지위를 탈피하기 위한 야심 찬 경제사회개발계획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정비가 급선무라고 강조하며 도로, 철도, 전력 등 우선순위 사업들을 우리 기업들에 조목조목 설명했다. 라오스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지만 중국 등 5개국과 접경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해 가교국가(land-linked country)로서 지역의 허브국가로 발전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례로 메콩강의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한 수력발전을 통해 주변국인 태국과 베트남에 전력을 수출함으로써 ‘아시아의 배터리’라는 명성을 쌓아 가고 있다.

아세안은 지난해 말 아세안 공동체를 공식 출범시켰다. 특히 아세안 경제공동체는 아세안이 단일 시장과 단일 생산기지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국경의 개념이 없어지는 것이다. 아직 넘어야 할 난관이 산적해 있지만 곳곳에서 커다란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라오스의 제2도시 사반나케트를 가 보았다. 태국에서 메콩강 다리를 건너 라오스 사반나케트에 도착해서 몇 시간만 달려가면 베트남의 휴양지 다낭에 이르게 된다. 국경에서 수많은 사람과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산업공단이 들어서고 일본 기업들도 속속 입주하고 있다. 우리 자동차회사인 코라오의 공장도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비전, 하나의 정체성, 하나의 공동체’란 기치를 내건 아세안의 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인프라, 법·제도적, 그리고 인적차원에서 촘촘히 긴밀하게 연결돼야 한다. 아세안 고속도로네트워크, 싱가포르~쿤밍 철도망 구상 등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도로, 철도, 전력, 항만 등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인프라 사업을 시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세안, 개별국가, 국제금융기관 간 협력과 조정이 긴요하고 민간기업들의 참여 또한 중요하다. 이에 따라 아세안은 지난 9월 기존의 계획을 보다 구체화한 ‘아세안 연계성 마스터플랜 2025’를 채택했다.

‘아세안 연계성 포럼’은 ‘아세안 연계성 마스터플랜 2025’의 내용을 설명하고 아세안 각국이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를 직접 제시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진출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 세계적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견실한 발전을 계속하고 있는 아세안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할 필요는 없다. 아세안은 우리에게 제2의 교역 및 건설시장이며, 대(對)아세안 투자는 이미 대중국 투자를 능가하고 있다. 또한 아세안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며, 올해 우리 국민들의 아세안 방문은 600만명을 넘어섰다.

아세안의 인프라 분야 수요는 꾸준한 성장세를 반영해 2010년부터 2030년까지 3조 3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아세안 국가들은 우리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 우리로선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될 것이다. 종합적이고 용의주도한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 관련부처 및 기관 간 협력이 필요하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들도 잘 연계해서 활용해야 한다. 민간 기업들의 진출을 위해서는 실현가능성과 상업성이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불확실성을 변화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국내외 정세의 불확실성 속에 아세안 인프라 프로젝트 진출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2016-11-1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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