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본 朴대통령 지지율
TK 10%·보수 5%·60대 이상 13%지역·이념·계층 ‘콘크리트 기반’ 붕괴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실시한 주간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국정 지지도)이 5%에 그쳤다. 부정적 평가는 무려 89%에 이르렀다. 60대 이상, 대구·경북, 보수성향 등 전통적 콘크리트 지지기반은 힘없이 붕괴됐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국정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 응답자의 49%가 ‘최순실 게이트 및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지목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국정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3%), ‘소통 미흡·너무 비공개·투명하지 않다’(6%), ‘리더십 부족·책임 회피’(5%), ‘주관·소신 부족’(4%)등이 이어졌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대구·경북만 해도 국정 지지도가 10%에 그쳤다. 그나마 간신히 두 자리대를 지킨 유일한 지역이다. 광주·전라도는 0%로 가장 낮았다. 서울은 2%였다. 갤럽 관계자는 “지지도 0%는 통상적으로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하는 비율(2~3%)보다 낮은 이례적 결과”라며 “정기적으로 주간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 나온 수치”라고 말했다.
연령별로 60세 이상의 지지도는 1차 대국민 담화 직후(지난달 26~27일) 조사에서 나온 2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에 그쳤고, 40·50대는 3%, 30대 이하는 1%에 불과했다. 이념·성향별 보수층의 지지도는 5%였고, 중도는 4%, 진보는 2%였다. 여성의 지지도는 6%로 남성(3%)보다 높았다. 지난주 선두가 뒤바뀐 여야 지지도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31%로 새누리당(18%)을 크게 앞섰다. 국민의당은 13%를 기록, 새누리당을 5% 포인트 차로 추격했다. 민주당은 지난주(25~28일) 지지도 조사에서 29%를 기록, 처음으로 새누리당(26%)을 앞섰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국민들은 이 기괴한 정국에서 느끼는 수치심을 회복할 수습 방안을 원했는데 박 대통령은 거국내각 구성마저 언급하지 않았다”며 “지지율 5%는 정국을 수습하거나 국정을 운영할 동력이 완전히 상실됐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라는 숫자는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게 상식이 됐다는 뜻”이라며 “대국민 담화에 향후 수습 방안이 빠졌기 때문에 지지율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6-11-05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