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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5차 핵실험 어떻게 했나?’…한미, 정보 ‘깜깜이’

‘北, 5차 핵실험 어떻게 했나?’…한미, 정보 ‘깜깜이’

입력 2016-09-20 09:14
업데이트 2016-09-2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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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물질 포집 불발·관련 첩보도 아직 탐지 안돼

한국과 미국의 군 및 정보 당국이 북한의 5차 핵실험 방법과 사용된 핵물질 종류 등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2번 갱도에서 지난 9일 이뤄진 핵실험 후 대기 중으로 흘러나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방사성 물질이 포집되지 않았고, 북한 내부의 유·무선통신 등에서도 아직 관련 첩보를 탐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20일 “5차 핵실험이 북한의 주장대로 핵탄두 폭발시험 인지 등 핵실험 방법이나 실험에 사용된 핵물질 종류 등을 평가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 정보 당국이 5차 핵실험 이후의 정보에 대해서는 현재 ‘깜깜이’ 수준이기 때문에 5차 핵실험 방법과 핵물질 종류를 평가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달팽이관 형태의 가지 갱도 여러 개를 뚫어 겹겹의 차단막을 설치한 다음 핵실험을 실시해 방사성 물질이 갱도 밖으로 새어 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갱도 입구를 은폐물로 가린 채 야간에 갱도 안으로 핵탄두 추정 장치를 반입하는 작업을 하며 미국의 첩보위성을 따돌린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핵 능력을 고도화시킨 만큼이나 핵실험 과정을 은폐하는 기술도 발전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9일 5차 핵실험 4시간 만에 북한 핵무기연구소가 “이번 시험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 현상이 전혀 없었고 주위 생태 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도 자신 있게 발표한 것도 이를 말해준다.

핵실험 후에는 수많은 종류의 방사성 동위원소가 대기로 퍼지는데 유출량이 극히 적고 대기 중에 희석되어 포집하기 쉽지 않다.

만약 4가지 제논 동위원소(133Xe, 135Xe, 131mXe, 133mXe)가 포집되면 핵실험 여부와 핵폭탄 제조 방식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이 네 가지 동위원소는 핵폭탄 원료인 우라늄(U)-235와 플루토늄(Pu)-239가 핵분열 할 때 생성되기 때문에 북한 핵실험의 증거가 되고, 이 동위원소들 비율에 따라 우라늄에 의한 핵분열 반응인지, 플루토늄에 의한 것인지 등 핵폭탄 제조 방식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5일 “수차례의 포집 활동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확인할 수 있는 제논 등 방사성 핵종이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누출된 방사성 핵종이 극미량이었거나 기류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2006년과 2009년, 2013년 실시한 3차례 핵실험은 내폭형 핵폭발 장치를 터뜨리는 실험이었다. 기폭장치는 내폭형과 포신형으로 나뉜다.

내폭형은 1945년 8월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Fat Man) 방식이며 플루토늄을 사용한다. 포신형은 같은 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Little Boy)으로 우라늄을 핵물질로 사용한 방식이다.

지난 1월 실시된 4차 핵실험 방식은 ‘수소탄’이라는 북한 주장과 달리 증폭핵분열탄으로 한미 정보 당국은 평가했다.

핵무기 개발은 통상적으로 4단계로 진행된다.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등 핵물질 생산과 병행해 기폭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핵물질과 기폭장치를 결합해 핵폭발 장치를 제조(2단계)하고, 핵폭발 장치 성능 확인과 데이터 확보를 위한 핵실험(3단계)을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핵폭발 장치를 소형화해 핵탄두를 제조하고 운반체계에 탑재하게 된다.

한미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수준이 4단계 종착점에 거의 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앞으로 국제사회에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압박하면서, 핵무기를 작전·전술적으로 운용 가능한 수준까지 지속해서 개발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1945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천57회 핵실험이 진행됐는데,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을 끝으로 수년간 핵실험이 없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 북한이 유일하게 5차례 핵실험을 진행했으며 추가 핵실험까지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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