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폭발 사례 이슈화되자 직원들 “배터리 교체론 안 돼” 고 사장 “고객 안전 최우선” 화답
“제 성과급(PS)을 안 받아도 되니까 전량 리콜 후 신제품으로 교환해 주세요. (배터리 교체에 그친다면) 부끄럽습니다.” “예약구매 고객은 정말 고마운 분들입니다. 이들이 우리의 미래입니다.”4일 서울 종로구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엔지니어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달 30일부터 본격적으로 갤노트7 폭발 사례가 이슈화되자 무선사업부의 한 엔지니어는 자신의 성과급을 포기하겠다며 전면 리콜을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매년 말 연봉의 최대 50%까지 성과급을 지급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자신의 연봉 삭감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인 이 글은 사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고 사장이 이 글에 댓글로 “사업부장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최종적인 몇 가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품질에 대한 경각심을 극대화하고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무선사업부로 거듭나겠다”고 글을 올리자 1500여건에 달하는 응원의 댓글이 올라왔다. 갤노트7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뿐 아니라 다른 부서까지 “무선사업부 직원들의 자부심과 프로 의식을 느꼈다”고 격려했다.
리콜 결정 전에도 삼성전자 안에서 갤노트7은 다양한 분야 직원들의 ‘정보 공유 정신’이 압축된 첫 번째 모델로 통했다. 지난달 11일 갤노트7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자, 디자이너, 구매 담당자 등이 개발 과정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열었던 ‘제1회 부트업’이 이를 방증했다. 부트업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인종 부사장의 제안으로 이뤄졌었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프로젝트매니저, 개발자, 디자이너가 반복적으로 회의하며 샘플 성공·실패 과정을 공유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모델을 이식 중인 주인공이다.
부트업 외에도 삼성전자는 ‘개발자는 잘 만들고 매장은 잘 파는 각자 최선을 다하는 하드웨어 중심 문화’를 ‘개발자부터 매장까지 고객 편의에 집중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문화’로 바꾸기 위해 조직문화 개편 등을 시도해 왔다. 그 첫 번째 결실이 획기적인 250만대 무상 리콜이라는 ‘아래로부터의 통 큰 결정’으로 구현됐다는 평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6-09-05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