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숨겨주던 척곡교회 애국선열 넋 기린 ‘음악의 밤’
“신대한국 독립군의 백만용사야/조국의 부르심을 네가 아느냐/…/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싸우러 나가세.”29일 경북 봉화군 척곡리의 척곡교회에서 열린 ‘제1회 나라사랑 음악의 밤’을 마치고 교회 관계자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독립운동가 정용선 선생의 증손자 정병기씨, 독립운동가이며 교회 설립자인 김종숙 목사의 손자인 김영성 장로, 박은용 지휘자.
이날 행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109년 역사와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척곡교회 김영성(92) 장로가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사비를 털어 마련했다.
김 장로는 1907년 이 교회를 세운 대한제국 탁지부(지금의 재경부) 관리(당시 주사)를 지낸 김종숙(1956년 소천) 목사의 종손이다.
척곡교회 전경.
척곡교회는 김 목사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처가가 있던 봉화 유목동으로 낙향해 세웠다. 독립운동가들을 숨겨 주면서 일경들의 탄압을 받았고 신자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어려움도 겪었다. 척곡교회는 초기 예배당이 대부분 기역(ㄱ)자나 일(一)자 형태로 지어졌던 것과는 달리 정사각형이고, 교육시설인 서당(명동서숙)이 그대로 남아 있는 유일한 교회다.
김 장로는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애쓰다 숨진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노래로 달래기 위해 뒤늦게나마 음악회를 마련했다”며 “이 행사가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성원과 관심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봉화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6-08-30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