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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강진 이틀째 구조 사투…사망 250명·여진 공포

伊 강진 이틀째 구조 사투…사망 250명·여진 공포

입력 2016-08-26 07:08
업데이트 2016-08-2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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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규모 6.2 강진이 뒤흔든 이탈리아 중부 지역에서 생존자 수색·구조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지만 강한 여진까지 덮치면서 희생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

폭격을 맞은 듯 허물어진 아마트리체 등 산골 마을은 여름 휴가를 보내려는 가족 휴양객과 파스타 축제를 보려는 관광객 등 외부인도 수천 명 있었던 것으로 보여 인명피해는 훨씬 커질 수 있다.

이탈리아 구조 당국은 지진 발생 하루가 지난 25일 오전 사망자가 247명이라고 밝혔다가 오후에 241명으로 정정한 뒤 다시 250명으로 수정해 발표했다.

확인된 부상자는 이날까지 365명이다.

아마트리체·아쿠몰리 등 피해가 극심한 마을이 있는 라치오 주 리에티 현에서 195명, 페스카라 델 트론토가 있는 레마르케 주의 아스콜리 피체노 현에서 46명 사망이 확인됐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현장을 찾아 “우리는 지금 끔찍한 고통을 느낀다”며 “앞으로 수개월 복구에 매달려야 하겠지만, 지금은 기도하고 눈물을 흘려야 할 때”라고 고통과 슬픔을 표시했다.

소방 구조대원들과 군인들, 산악구조대원들, 주민들, 이탈리아 각지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 등 5천400여 명이 이틀째 생존자를 찾아 사투를 벌이고 있다.

탐지견과 중장비를 동원하고 일부는 삽과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치며 생존자를 찾고 있지만, 여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초 지진 발생 후 이날까지 460여 차례 진동이 감지됐다. 25일 오후 2시 36분에는 규모 4.3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해 남아 있던 건물이 무너지고 가스가 누출돼 구조대원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여진은 로마에서까지 느낄 수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구조당국 관리인 루이지 단젤로는 CNN방송에 “이틀이 지나도 생존자를 구조한 과거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잔해 속에서 구조된 사람들은 215명이다.

그러나 도로가 좁고 구불구불하며 지진으로 난 산사태로 진입로가 끊긴 곳도 있는 산골 마을은 접근이 쉽지 않다. 강력한 진동에 완전히 무너져내린 건물에서는 생존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미 50명이 넘는 사망자가 확인된 아마트리체에서 구조 작업에 나선 크리스티안 비안케티는 “불행하게도 우리가 꺼내는 90%는 시신”이라며 “그러나 일부는 살아남았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피해 지역인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 페스카라 델 트론토 등에서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마을 체육관, 천막 숙소 등에서 밤을 보냈다.

로마에서 차로 1시간 반∼2시간 거리의 한적한 시골 마을이라 여름 휴가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 많아 실종자는 정확히 집계되지도 못하고 있다.

아마트리체에 있는 호텔 로마에 투숙한 관광객 35명의 생사도 불분명하다. 호텔 로마가 무너진 곳에서는 시신 7구가 발견됐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매몰됐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대가 상공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폭삭 주저앉은 마을은 두꺼운 회색 먼지로 뒤덮여 있다. 이탈리아는 피해 지역의 범위와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자 유럽연합(EU)에 위성 사진을 요청하기도 했다.

토마토와 매운 고추 소스로 만든 파스타 ‘아마트리치아나’의 탄생지로도 유명한 아마트리체는 휴일인 28일 파스타 이름을 딴 축제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인구 700명의 작은 마을인 아쿠몰리도 여름철이면 휴가를 보내러 찾는 사람들로 거주 인구가 2천 명까지 늘어나는 곳이다.

잔해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8살, 8개월 자녀가 포함된 일가족 4명도 휴가차 온 사람들이었다고 스테파노 페트루치 아쿠몰리 시장은 전했다.

피해 현장을 찾은 베아트리체 로렌친 보건장관은 로마 시민의 별장이 많고, 이탈리아인들이 학기 시작 전 휴가를 보내는 곳이라 어린이 희생자가 많다고 말했다.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이 극적으로 구조되는 모습도 전해지고 있다.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서는 10세 소녀가 지진 발생 17시간 만에 잔해 속에서 무사히 구조되자 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움브리아주 아시시의 작은 동네 카포다콰에서 구조대원이 돌무더기에 갇힌 여성을 안심시키려 침착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도 영상에 담겨 전 세계에 퍼졌다.

지진 지역의 중세 가톨릭 문화유산 피해도 상당한 상황이다. 진앙에 가까운 움브리아주 노르차에서는 기독교 성인인 성 베네딕토의 생가터에 있는 성당이 파손됐다. 피해가 극심한 아마트리체에서는 중세 요새에 있는 박물관·프레스코화와 모자이크·조각 등이 가득한 성당 100여 곳이 피해를 봤다.

이번 지진은 2009년 4월 6일 아브루초주 라퀼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해 308명이 사망하고 1천500명이 부상했을 때보다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어 최근 몇십 년 사이 이탈리아에서 최악의 피해를 낸 지진이 될 가능성이 있다.

1997년 9월과 10월 움브리아에서 4.8∼5.5의 지진이 발생해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이 파괴되고 걸작 회화가 훼손되는 등 피해가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10여 명이었다.

20세기 이후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낸 지진은 1908년 시칠리아 섬 메시나에서 발생한 규모 7.2 지진이었다. 당시 8만2천 명 이상이 숨지고 도시는 쑥대밭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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