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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드 무용지물 만든 SLBM 방어망 다시 짜야

[사설] 사드 무용지물 만든 SLBM 방어망 다시 짜야

입력 2016-08-25 22:42
업데이트 2016-08-25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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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가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북한이 그제 시험 발사한 SLBM의 발사 각도를 낮추면 2000~2500㎞까지 사거리를 늘릴 수 있다. 한반도 전역은 물론 미국까지도 타격 사거리에 포함된다는 의미다. 유엔 안보리도 어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2시간 동안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을 규탄하는 언론 성명 채택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어제 이례적으로 전날 실시한 SLBM 시험 발사 장면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해 1분 47초짜리 영상으로 공개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어제 “이번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 발사는 성공 중의 성공, 승리 중의 승리”라고 큰소리를 치면서 핵 보유 군사대국 반열에 올랐다고 전 세계를 향해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SLBM 모의탄 사출 시험에 이어 올 들어 4월과 7월에 이어 세 번째로 SLBM을 시험 발사하면서 차근차근 전력을 높여 나갔다. 그럼에도 우리 군은 “개발 완료까지 4~5년이 걸릴 것”으로 분석하면서 북의 전력을 과소평가했다. 우리 군의 이런 허술하고 안이한 분석은 질타받아 마땅하다.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이 어제 부랴부랴 동해 1함대를 방문해 대비태세를 강조했고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가 전화상으로 긴밀한 공조를 다짐했지만 뒷북 대응에 불과하다.

SLBM은 수중에 숨어서 발사하기 때문에 사전 탐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핵탄두를 장착하면 2차 핵 타격 전력이 된다. 첩보위성이나 정찰기, 레이더 등으로 감시 관측할 수 있는 지상 발사 미사일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는 물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도 방어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이 동해 남쪽으로 내려와 미사일을 발사하면 추적 자체가 어렵다. 사드 레이더도 전방 120도 범위로 빔을 발사하기 때문에 사실상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 사드를 배치하면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군의 논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지난 7년간 매년 10조씩 70조원 이상을 첨단 무기 도입에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뒷북 대응에 이제 국민도 할 말을 잃을 지경이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당장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이지스함과 북한 잠수함을 상시 감시할 잠수함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미사일 도발 원점을 선제 타격하기 위한 ‘수중 킬체인’ 구축도 필요하다. 군은 종합적으로 해상·수중 감시·타격 체계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북 방어 체계를 원점에서 다시 짜 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시켜야 한다.
2016-08-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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