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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스님 “외국인 스님들은 조계종의 장식품…한국 떠나겠다”

현각스님 “외국인 스님들은 조계종의 장식품…한국 떠나겠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6-07-29 15:09
업데이트 2016-07-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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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스님 페이스북 캡처
현각스님 페이스북 캡처
현각스님이 “실망한 한국불교와 인연을 끊겠다”고 선언해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그리스에 머물고 있는 현각스님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8월 중순에 한국을 마지막으로 공식 방문한다”며 “화계사로 가서 은사 스님(숭산 스님)의 부도탑에 참배하고 지방 행사에 참석한 뒤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겠다. 물론 환속은 안 하지만 현대인들이 참다운 화두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유럽이나 미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각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으로 승려생활 25년째다. 하버드대 출신 미국인 스님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

현각스님은 ‘서울대 왔던 외국인 교수들, 줄줄이 떠난다’는 최근 신문기사를 인용한 뒤 “이 사람들의 마음을 100% 이해하고 동감한다. 나도 이 좁은 정신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떠날 수밖에 없다”면서 “주한 외국인 스님들은 오로지 조계종의 ‘데커레이션’이다. 이게 내 25년간 경험이다. 참 슬픈 현상”이라고 심경을 적었다.

현각 스님은 한국불교에 실망한 이유로 상명하복식 유교적 관습, 국적·남녀 차별, 신도 무시, 기복신앙 등을 언급했다. 그는 제자들에게 조계종 출가 생활을 절대로 권하지 못한다면서 가능한 계룡산(숭산스님이 문을 연 국제선원)이나 유명한 일본 선방으로 보낸다고 설명했다.

현각 스님은 “숭산 스님이 세운 혁명적인 화계사 국제선원을 완전히 해체시켰다”며 “한국 선불교를 전 세계에 전파했던, 누구나 자기 본 성품을 볼 수 있는 열린 그 자리를 기복 종교로 만들었다. 왜냐하면 ‘기복 = $(돈)’. 참 슬픈 일이다”고 비판한 뒤 “재가 불자는 살아 있다. 재가 불자들이 유교식 정신에서 벗어나지 않으니까, 너무 조용하니까 이 못된 ‘승려 중심’ 불교가 계속 고쳐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각 스님은 예일대 학부, 하버드 대학원 출신으로 한국 불교 해외 포교의 선구자인 조실 숭산(崇山·1927~2004) 스님의 제자다. 1990년 대학원 재학 시절 숭산 스님의 설법을 듣고 1992년 출가해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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