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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두산순교성지 “박해받는 시리아 교회 돕자”

절두산순교성지 “박해받는 시리아 교회 돕자”

김성호 기자
입력 2016-07-21 20:58
업데이트 2016-07-2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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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봉헌금 1억 7000만원 전달

서울의 대표적 천주교 성지 중 한 곳인 절두산순교성지(주임 정연정 신부)가 박해받는 시리아의 교회를 위해 미사 봉헌금을 시리아 교회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절두산순교성지는 지난 1월부터 매일 두 차례 평일미사 때 봉헌을 시행, 전액을 교황청 재단인 ‘고통받는 교회돕기’(ACN) 한국지부에 전달해 오고 있다.

절두산순교성지가 시리아 교회 돕기 미사 봉헌에 나선 건 지난해 11월. ACN 한국지부 설립 기념미사 참석차 방한해 절두산성지를 찾은 ACN 총재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과 시리아 홈스대교구장 장아브도 아르바흐 대주교에게 정연정 신부가 “순교자들 목이 잘리고, 잘린 목이 강으로 던져진 곳”이라며 절두산성지의 역사를 설명한 게 계기였다. 정 신부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그와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아르바흐 대주교의 말을 듣곤 시리아의 그리스도인을 도울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이후 정 신부는 성지 사목 목표를 ‘박해받은 교회에서 박해받는 교회에게’로 정하고 올 한 해 동안 평일미사 때 봉헌을 시행, 봉헌액을 ACN 한국지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주보에 기부의 취지를 게재하고 시리아 교회 상황을 알리며 동참을 부탁하자 신자들이 적극 호응하면서 ‘박해받는 교회’ 돕기에 나섰다. 첫 달(1월) 2440여만원, 2월 3400여만원 등 지난 6개월간 봉헌금은 총 1억 7000만원. 절두산순교성지는 매달 첫 월요일에 한 달치 봉헌금을 ACN 한국지부에 송금하고, 이를 주보에 공지해 왔다. 절두산성지 측은 봉헌금을 시리아 교회를 위해 써 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CN 한국지부 요하네스 클라우자 대표는 매달 정 신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으며 지난 4일에는 감사의 뜻으로 절두산성지 방문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열린 ACN 한국지부 설립 기념 심포지엄에서 아르바흐 대주교는 “가장 두려운 것은 이슬람 이외의 것을 인정하지 않는 극단적 이슬람단체의 세력 확장에 따른 그리스도교 박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리아 그리스도인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하거나 순교하는 길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한 바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6-07-2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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