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서비스 두고 찬반 팽팽
미국과 호주 등에서 열풍을 일으킨 스마트폰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를 국내 전역에서 즐길 수 없는 상황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구글 측에 지도데이터 반출을 불허했기 때문이라며 반출 허가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저 게임을 즐기려고 안보시설의 좌표를 담은 지도를 외국 기업에 내주는 게 온당하느냐는 반론도 거세다.‘직장인’이라는 한 네티즌은 지난 11일 포털 사이트에 서명운동 페이지를 개설하고 “IT·게임강국이라는 우리가 지도 반출을 이유로 포켓몬고를 할 수 없다니 안타깝다. 안보상 민감한 부분은 빼고 공개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글을 올렸다. “20~30대의 작은 바람을 꺾지 말라”, “허가하면 국내 게이머들이 돌아다니면서 내수 경제를 살릴 것” 등의 주장도 나왔다.
이에 네티즌 김모(24)씨는 “누구보다 포켓몬고를 하고 싶지만 게임 때문에 전쟁 위협에 노출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모(33)씨도 “남북 분단 상황에서 군사 지역이 표시된 지도를 외국에 넘기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런 공방은 현실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포켓몬고 개발업체인 미국 나이앤틱사가 속초 등 영동 일부 지역을 뺀 한반도 대부분을 서비스 제공 지역에서 제외하고 있는 점이 직접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이 게임은 GPS 기능을 활용한 위치기반 게임으로, 구글 지도와 무관하다”고 진화에 나섰다. 앞서 나이앤틱사가 2012년 출시한 게임 ‘인그레스’도 포켓몬고와 같은 지도 데이터를 사용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정상적으로 서비스된다는 것이다. 반면 네티즌들은 정부의 설명과 달리 이 게임 역시 국내에서 구동은 되지만 지도 정보는 표시되지 않아 제대로 게임을 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6-07-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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