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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대회 전 평양 봉쇄, 결혼·장례 금지…“김일성 만나려 손톱까지 뽑았다”

北 당대회 전 평양 봉쇄, 결혼·장례 금지…“김일성 만나려 손톱까지 뽑았다”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4-29 09:59
업데이트 2016-04-2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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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경비기간 설정…소식통 “평양·국경지역 완전히 차단”

일탈행위 막기 위해 일부러 공포 분위기 조성하는 듯
 
북한 당국이 다음달 6일부터 시작되는 노동당 제7차 대회를 1주일 앞두고 사실상 평양 출입을 ‘봉쇄’하는 등 주민들에 대한 대대적인 통제·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과 장례식 등 관혼상제 마저 금지시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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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당대회 황해북도 대표로 추대
北김정은, 당대회 황해북도 대표로 추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제7차 노동당 대회 황해북도 대표로 추대됐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 대북 소식통은 29일 “최근 관혼상제를 하지 말라는 지시가 중앙으로부터 하달됐으며, 인민보안부2부는 여행증명서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며 “결혼식이나 회갑잔치, 장례식이 있는 주민들은 ‘큰일을 미뤄야 하니 귀찮아 죽겠다’고 아우성 치는 등 불만이 극에 달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거주지에서 도(道)를 넘어 여행하거나 출장을 갈 때 반드시 여행증명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여행증명서는 평양시 출입여행증, 군사 분계 연선 여행증, 국경통행 여행증, 일반 여행증으로 구분된다. 여행증 발급 절차와 방법이 까다로워 최하위 계층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 특히 여행증 없이 여행하다 적발되면 몇 달 동안 강제노동에 끌려간다.

다른 소식통은 “당국이 특별경비주간을 선포한 뒤 평양시와 국경 지역을 완전히 봉쇄했고, 매일 숙박검열(가택불심 검문)을 벌이면서 이미 와 있는 출장자와 친척 방문자들의 경우 즉시 거주지로 돌아갈 것을 명령했다”고 털어놨다.

이 소식통은 이어 “특별단속 중 보안부 요원(우리의 경찰)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반항하는 주민에게는 체제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순분자로 취급해 강도 높은 처벌을 가한다”며 “보안부 요원들도 단속해야 뇌물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때를 만난 듯 횡포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소식통은 “최근에는 교통단속뿐만아니라 기관·기업(공장)에서도 출퇴근 상황을 보안부 요원이 직접 나와 조사하는 한편 ‘당 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이동을 자제하라’는 지시도 전달했다”며 “이유 없이 결근하거나 조퇴, 지각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사유서를 반드시 쓰도록 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는 보안부 요원들이 담당 지역인 인민반(일반가정)에 2~3일에 한 번꼴로 출입했는데 지금은 하루 2번으로 잦아졌다”며 “최근에는 (주민세대의) 수입과 지출, 재산보유 현황은 물론 주민 동향까지 인민반장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들이 당 대회를 앞두고 주민의 탈북 또는 생계활동을 위한 불법행위, 각종 범죄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36년 전 열렸던 제6차 당대회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 김정일 부자와 만나기 위헤 무좀에 걸린 손톱을 뽑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일성 주석 집권 시절인 1980년 10월에 열린 노동당 제6차 당대회에 참가했던 군인 출신 탈북자 김성우 씨(66·가명)는 “김부자(김일성과 김정일)와 악수할 때 전염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무좀에 걸린 손톱을 펜치로 뽑아 당 대회 참가를 위한 신체검사에서 탈락위기를 모면한 군인들을 많이 목격했다”고 말했다.

2009년 탈북한 김 씨는 “6차 당 대회 참가자를 대상으로 열흘에 한 번꼴로 군단병원에서 강도 높은 신체검사를 진행했는데 당시 군인들이 제일 흔하게 나타나는 손톱 무좀까지도 전염병으로 취급했다”면서 이같이 회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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