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그따위 대접받는 정당 가서 일해주고 싶은 생각 없다”

김종인 “그따위 대접받는 정당 가서 일해주고 싶은 생각 없다”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6-03-21 14:00
수정 2016-03-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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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견디기 힘든게 인격모독” 격앙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가 아닌 광화문의 개인 사무실로 향했다. 전날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당내 갈등이 빚어진 가운데 이날 비대위 회의는 물론이고 오후 중앙위원회에도 불참하는 등 당무를 거부한 것이다. 5년 전에 담배를 끊었다던 김 대표는 기자들과 얘기하는 동안 3까치나 연거푸 불을 붙였다. 김 대표는 “그따위로 대접받는 정당에 가서 일해주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다”며 격앙돼 있었다. “제일 견디기 힘든게 인격모독”이란 말도 반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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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 나서는 김종인 대표
자택 나서는 김종인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1일 오전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집을 나서고 있다. 그는 집 앞에 있던 기자들의 ’비대위 회의에 참석 안하느냐’는 질문에 ”내 복장 보면 모르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이날 비례대표 명부가 전날 중앙위 반발로 확정되지 못한데 반발, 비상대책위에 불참하는 등 ’당무거부’에 들어갔다. 연합뉴스TV캡처
 ?고민 많으실 것 같은데.

 -내가 고민을 해? 나는 고민 절대로 안한다. 고민을 안 하고 오히려 맘이 편하다.

 ?당내 파장이 심각한데.

 -파장은 (정치권에서)늘 일어나는 것이다. 신경도 안 쓴다. 내가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분명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무슨 욕심이 있어서 비례대표하려는 그런 사람으로 다루는 것이 젤 기분 나쁘다.

 ?비례대표 2번을 결정하신 이유를 국민들이 의아해한다. 해명을 원하는데.

 -옛날 김대중 대통령이 12번 달고 13대 국회 체험을 했다. 그 때 그분이 뭐라고 했는줄 아는가. 대통령 떨어지고 국회의원이라도 해야겠는데 돈이 없어서 앞 번을 못 받고 12번 받았기 때문에 평민당 안 찍어주면 김대중이 국회도 못 가기 땜에 표를 달라고 하셨다. 그걸 내가 생생하게 들은 사람이다. 난 그런 식으로 정치 안한다. 하면 하는 거고 안 하면 안 하는 거지. 2번 달고 국회의원 하나 12번 달고 하나 마찬가지다. 그걸로 지금 핑계를 대는 것이다.

 ?대표께서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 맡아 배수진 치지 않겠냐는 예상도 있었는데.

 -나는 그게 배수진이라고 생각 안 하는 사람이다. 그게 무슨 배수진이 되는가. 난 그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래서 내가 제일 내가 기분 나쁜 게 그 부분이다. 내가 무슨 이거(비례대표) 하고 싶어서 했다고 생각하는가. 사정을 해서 내가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해주고 있는 건데 내가 응급의사, 치료하는 의사같은 사람인데 환자가 병 낫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더이상 할 수가 없다.

 ?처음 문재인 전 대표가 비례 2번 제안했을 때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내가 그 얘기를 분명히 했다. 연연해서 여기 온게 아니다. 내가 당을 조금이라도 추슬러서 수권정당을 한다고 했는데, 그걸 끌고가려면 내가 의원직을 갖지 않음 할 수가 없다.

 ?총선 이후 당을 추스려면 시간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인가.

 -4·13총선 이후 내가 딱 던져버리고 나오면 이 당이 제대로 가겠나. 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무슨 중앙위에서 떠드는 식, 내가 그런 광경을 50년 전에도 본 적 있다. 그래서는 당이 될 수가 없다. 중앙위원들이 4·13 총선 생각하고 발언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알 것 아닌가.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면.

 ?오늘 비대위원들이?

 -(말을 자르며)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을 전에 경고했다. 비례대표 명부를 갖고 중앙위에 순위(순서를 정)해 달라고 가면 난장판 벌어질 것이다. 그랬는데, 그 사람들(비대위원)이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상황이 (내가 말했던 것) 그대로 벌어진 것이다. 그러면 당신네들이 알아서 하라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중앙위 권한이니까 중앙위원들이 비대위 확정해서 그 책임까지 지라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 비대위가 필요없는 것 아닌가. 나는 무책임하게 일을 못한다.

 ?우윤근 비대위원이나 다른 비대위원들이 좀 수정을 한다던데.

 -내가 임명한 사람들이지만 우리 비대위원들 행동에 대해서 백 퍼센트 신뢰하는게 아니다. 억지로 지금까지 끌고 온 것인데?.

 ?다른 비례대표들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는데.

-자 얘기해 드리겠다. 1번(박경미 홍익대 수학과 교수) 택한 사람 왜인지 아는가. 지금 시대가 옛날이랑 다르다. 최근에 와서 무슨 알파고인가 가지고 떠들어 대는데 앞으로 세계 경제상황이 인공지능이나 이런 쪽으로만 가는 것 아닌가. 컴퓨터나 전부다 수학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분에게 사정해서 모셔온 것이다. 본인한테 다 들었다. 옛날에 있던 사정(표절의혹 논란). 저 무슨 제자랑 있었던 일,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 확인하고 내가 (1번으로)한 것이다.

 ?비례대표 순번 수정요구 많은데.

 -더 이상 얘기 하고 싶지 않다. 실질적으로 애착 둘 이유가 없다. 내가 자기들한테 보수를 받고 일하는 것인가 뭘 하는 것인가. 사람을 갖다가 인격적으로 그 따구식으로 대접하는 그런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 이제는 말을 해도 절제 있는 얘기를 해야지 않겠는가.

 ?중앙위원 가운데 문제제기 했던 박우섭 남구청장은 블록 지정만 없애주면 안 되겠냐고 했는데.

 -그 사람이 혁신위원 했던 사람 아닌가. 나를 무슨 욕심 많은 노인네처럼 만들었다. 그건 하나의 핑계야. 내가 가장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야길 하려면 정직하게 하라는 것이다. 지금 정체성 땜에 그러는 것 아닌가. 자기들 정체성에 안 맞다고. 그게 핵심인데 자꾸 딴소리해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려고 그런다.

 ?그 정체성 문제를 생각해보면 대표도 중도층까지 표심 넓히려는 것이란 말씀 아닌가.

 -이제는 그런 애기할 시간도 지났다. 어제 저렇게 해서 표를 얼마나 깎아 먹은 줄 알는가.

 ?중앙위에서 친노라든지 패권주의가 아직도 남아있다고 보는가.

 -패권을 하려면 잘하려고 한다. 그 따구로 행사하려고 하지 말고. 여러분은 아직 세상 경험이 없어서 피상적으로 애기되는 것만 갖고 이야길 하니 답답하다. 제일 견디기 어려운 것은 인격모독이다.

 ?오후 3시 중앙위가 열릴 텐데.

 -쟤네들이 날 어떻게 하겠단 것인가. 자기네들이 알아서 하라고 했다. 내가 결정하는 게 못마땅하면 자기들이 하면 된다. 내가 거기에 목매고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인가.

 ?이후 비대위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의미 없어지는 건가.

 -비대위라는 게 필요가 없는데 대표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그 사람들 왜 비대위를 만들었나. 자기들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려고 하니깐 비대위를 만들어달라고 한 것 아닌가. 그럼 권한을 줘야지. 비대위가 끌어줄 거 아닌가. 그거 싫다고 하면 끝나는 거지 뭘 그러는가.

 ?당무거부 아니라 대표직도 내놓을 생각인가.

 -대표직 내놓고 안 내놓고 그건 나한테 묻지 마라. 나는 대표직에 매력을 못 느낀다. 솔직히 내가 새벽부터 일어나 당에 가서 종일 나이도 젊은 사람 아닌데. 뭐를 추구할 것인가. 솔직히 말해 이 사람들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안 가는 게 뭐냐면 내가 무슨 비례대표 하나 따먹고 무슨 목적이 있어서 하는 줄 안다. 그게 제일 못마땅하다.

 ?일각에서는 대권 도전 계획을 갖고 계신 것 아니냐고 보는데.

 -뭐라고. 웃기는 소리도 하지들 말라. 솔직히 이야기해서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내가 이번에 공관위원 누구보고 이 사람 공천해달라고 한 것도 하나도 없다. 그래서 더민주 공천 과정이 무난하게 끝이 난 것이다. 예외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고 스스로 자제를 한거다. 절대 누구 부탁도 받아본 적이 없고 스스로가 뭘 해달라고 한 것도 그래 본 적이 없다.

 ?2번은 경제민주화를 상징적으로 내세우고자 생각한 것인가.

 -2번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말라. 세상에 내가 제일 기분 나쁜게 속마음을 다 가둬놓고 비례대표 2번을 한 것을 갖고 내가 큰 욕심이 있어서 한 것처럼 그렇게 인격적으로 사람을 모독하려면 나는 죽어도 못 참는다.

 ?오늘 중앙위는 어떻게 보는가.

 -봉합이 되든 안 되든 내가 어제 전화받은 사람들한테 이야기했지만 이제 분명해지지 않았는가. 중앙위가 당헌대로 권한을 행사하려고 하면 권한을 행사하란 얘기다. 비례명단을 다 뒤집고 뜻대로 정하고 선거책임도 지면 끝나는 것이다. 더이상 이야기할 게 뭐 있는가.

 ?중앙위로 공이 넘어간 이상?

 -(말 자르며)나는 고집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특정 부류가 있다. 온통 언론 동원하고 특히 조금 왼쪽에 기울어졌다는 신문들은 이걸 계기로 해서 뭐를 추구하려고 하는지. 언론들은 모르겠는가. 더민주를 왜소한 정당으로 만들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가.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아들의 비위 문제가 제기됐는데.

 -내가 무슨 수사기관도 아니고, 모른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제 드러나서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

 ?새로 알게 된 비위는 재고 가능성있는가.

 -그건 중앙위가 알아서 할 일이다. 나는 이랬다저랬다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지금까지 인격을 위해서 산 사람이야. 내가 대통령을 모실 때도 내가 옳다고 생각 안하면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비례하실 때 A그룹(1~10번)을 선정하신 가장 큰 이유로 수권정당의 전문성을 얘기했는데.

-일일이 설명하고 싶지도 않다. 지역도 봐야 하고 전문성도 봐야 하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 아닌가. 소외계층을 (명단에)안 넣었다고. 소외계층 한 명을 비례에 집어넣으면 더민주가 소외계층을 잘 해줬다고 생각하겠나. 평소에 당의 행동은 전혀 그것과 관계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좀 정직하게 살라는 얘기다. 올 것이 왔다. 이런 사태가 벌어질 거라고 예측을 하는데, 지금까지 잘 참고 견뎌주나 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비례 순번이 바뀌어서 통과되면.

 -나중에 생각할 문제다. 자기네들 뜻대로 해보라고 그것만 기다리고 있다.

 ?박경미·박종헌 등 논란이 있는데 명단이 바뀔 가능성은.

 -명단이 바뀌는 건 자기네들 권한이니깐 (내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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