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교수팀 추적조사 결과
청소년 시기에 과일을 많이 먹을수록 비만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당 섭취가 많으면 비만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 과일에 함유된 당은 많이 먹어도 비만 위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강재헌·허양임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08년 초등학교 4학년 770명을 대상으로 당 섭취 종류에 따른 비만과 대사 질환 관계에 대해 분석한 결과 과일 섭취를 많이 할수록 체질량지수(BMI·㎏ 단위 몸무게를 m 단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와 체지방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4년 후 770명 중 605명의 학생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 다만, 음료를 통해 섭취한 총 당류가 많아지면 대사 이상 위험이 높아졌다. 과일은 부피가 크지만 열량이 낮아 에너지 밀도가 낮고 수분,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가 들어 있어 단순 당(액상과당)과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이 설명이다. 또 연구팀은 부피가 크고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자극함으로써 고열량 식품의 섭취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 대상 학생의 1일 총열량 섭취량은 1660㎉였으며, 당류 섭취량은 33.1g으로 하루 열량 섭취량 중 8% 차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당 섭취량을 전체 섭취 에너지의 10% 미만으로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5%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1997년 5.8%, 2005년 9.7%, 2007년 10.9%, 2010년 10.8%로 10년 사이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소아청소년기의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고 대사증후군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소아비만 예방이 중요하다.
강 교수는 “당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비만과 대사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햄버거나 피자 같은 동물성 식품 섭취와 액상과당이 들어 있는 음료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과일 위주의 식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 영양학(nutrients) 최신호에 게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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