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회담 무용론’ 첫 제기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을 제외한 5자 회담을 시도하는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접근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외교부·국방부·통일부 등 3개 부처 업무보고에서 “과거 6자 회담이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는 틀로 유용성이 있었지만 회담 자체를 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회담을 열더라도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실효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대북)정책의 실효성을 높여 나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안보부처 업무보고에 앞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6자 회담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며 5자 회담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북핵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 왼쪽은 황교안 국무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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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외교부는 “주변국을 포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과 공조 하에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추진하겠다”면서 한·미·중 등 3자 협의 체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5자 회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9·19 공동성명을 잘 지키고 6자 회담을 빨리 재개해 동북아의 평화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답했다. 청와대도 이날 저녁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 의사가 전혀 없음을 행동으로 보여준 바 의미 있는 6자 회담 개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6자 회담 틀 내 5자 공조 강화를 통해 최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통일부는 업무보고에서 ‘남북관계 재정립’을 강조하며 정책의 중심을 ‘통일’에서 ‘안보’로 이동시켰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할 경우 즉각 강력하게 응징함으로써 북한의 도발 의지를 완전히 무력화시켜야 한다”며 “개성공단에 출입하는 우리 국민들에 대한 안전과 보호에 유념하고 항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위험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은 한반도의 핵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수차례 밝혀 왔는데 이번에야말로 북한이 핵 개발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이란과 같이 국제사회에 나올 수 있도록 효과 있는 조치를 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6-01-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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