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자주 해 먼지 줄이세요… 코 염증 오래가요

청소 자주 해 먼지 줄이세요… 코 염증 오래가요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5-08-30 23:54
수정 2015-08-31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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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비염의 역습 피하기

알레르기 비염이 자주 발병하는 계절을 꼽으라면 대개 봄을 떠올리지만, 사실 알레르기 질환은 이맘때 특히 심하다. 명아주·쑥·비름 등 잡초의 꽃가루가 8월에서 10월 사이에 가장 많이 날리는 데다 찬바람까지 불어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비염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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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10~2014년)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8월 평균 53만 6000여명 정도였던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9월에는 114만 6000여명으로 배 이상 치솟았고, 10월부터 차츰 떨어져 다음해 봄까지 80만명 수준을 유지했다.

알레르기란 어떤 외부 물질 또는 자극에 대해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필요 이상으로 과민반응해 병적인 증상을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평상시에는 증상이 없지만 꽃가루 등 특이한 항원에 노출됐을 때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심한 코막힘 등 3대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눈이나 목구멍이 가렵고 눈이 충혈되며 두통이나 얼굴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무작정 증상만 치료하기보다 원인 물질이 무엇인지 먼저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보통 가장 많이 알려진 50여 가지 항원으로 피부 반응 검사를 해 알아낸다.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확인되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집에서 기르는 동물의 털이 원인이라면 동물을 기르지 말고,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이라면 집은 물론 사무실까지 먼지 하나 없도록 청소해야 하며, 꽃가루가 원인이면 꽃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 한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돼 중이염, 부비동염 등 여러 합병증을 얻게 된다.

회피 치료는 한계가 있어 알레르기 비염은 주로 약물로 치료한다. 그러나 이상민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약물 치료는 알레르기 염증이 왜 발생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아니며, 따라서 근본적 원인에 대한 치료가 아닌 임시방편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 방법은 면역 치료다. 원인 알레르기 물질을 체내에 정기적으로 투여해 알레르기에 내성이 생기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소 3년간 정기적으로 수십 차례 투여해야 해 걸리는 시간과 노력,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박중원 세브란스 병원 알레르기 내과 교수는 “면역 치료를 한 환자의 70~80%가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속적인 효과에 대해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게다가 어른에게는 큰 효용이 없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 자체를 수술로 치료할 수는 없지만, 간혹 레이저로 코 점막을 응고시켜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치료법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재발 우려가 높다. 그렇다고 치료를 포기할 건 아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일단 발병하면 만성화되기 쉬워 평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유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원인물질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으나 집먼지진드기는 숫자를 줄이고 꽃가루나 애완동물은 피할 수 있다”며 “이렇게 노출 빈도를 줄이면 환자의 증상이 좋아지고 약 먹는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환자가 자는 방은 될 수 있으면 청소기를 사용해 하루 세 차례 이상 깨끗이 하고, 카펫이나 소파는 치우거나 자주 청소한다. 동물의 털로 만든 담요나 이불은 다른 소재로 대체하고, 베개도 메밀 등 식물성 베개속보다는 스펀지 등 화학물질 소재를 이용해야 진드기 서식을 억제할 수 있다.

이진무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콧물이 나고 재채기를 자주 할 때 칡뿌리를 달여 먹으면 증상이 한결 가벼워지고, 영지버섯을 잘게 썰어 4배가량 물을 붓고 30분간 달여 마시면 면역력 강화와 알레르기 반응 억제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병원 치료를 받는 도중에라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하는 경우, 발열·오한 등 몸살 기운이 있는 경우, 심한 기침이 계속되거나 청력이 떨어지고 귀에 통증이 있는 경우, 냄새를 맡지 못하는 현상이 오래가면 합병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5-08-3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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