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체육부대 소속 일병 허인회(28)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15시즌 개막전 우승을 차지했다.

허인회는 26일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7천158야드)에서 열린 제11회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총상금 4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허인회는 박효원(28·박승철헤어스튜디오)과 18번 홀(파4)에서 연장전을 치러 연장 두 번째 홀 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상무 소속은 KPGA 투어 대회 초청 선수 신분이기 때문에 우승 상금 8천만원은 준우승자 박효원에게 돌아간다.

1950∼1960년대 주한 미군이 한국오픈과 KPGA 선수권 등 국내 프로골프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국내 선수가 군인 신분으로 KPGA 코리안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허인회가 처음이다.

3라운드까지 3언더파로 선두에 7타나 뒤진 공동 5위였던 허인회는 3라운드까지 1위를 달린 박효원이 이날 3타를 잃는 부진을 보인 틈을 타 역전에 성공했다.

허인회는 2008년 6월 필로스오픈, 2013년 11월 헤럴드 KYJ 투어 챔피언십에 이어 통산 3승째를 거둔 뒤 거수경례로 우승을 자축했다.

이날 경기 흐름은 여러 차례 요동을 쳤다.

3라운드까지 4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린 박효원은 9번 홀(파4) 티샷을 물에 빠트리며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전반 9개 홀에서 4타를 잃은 박효원은 선두 자리를 이상희(23)에게 내줬다.

그러나 이상희도 13번 홀(파4)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밀리면서 이 홀에서만 3타를 잃고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후로는 허인회, 이상희, 박효원 세 명의 접전 양상으로 이어졌다.

15번과 17번 홀 등 파3 홀에서 연달아 타수를 잃은 이상희가 먼저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결국 허인회와 박효원이 연장 승부를 벌인 끝에 허인회가 상무 소속 선수 첫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허인회는 “군인 신분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한데 우승까지 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체력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은 것이 큰 변화”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KPGA는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상무가 요청한 입대 선수들의 2015시즌 대회 출전을 허용한 바 있다.

올해 10월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쌓고자 상무가 KPGA에 협조 요청을 했고 이를 KPGA가 수용한 것이다.

1개 대회에 출전하는 상무 선수는 최다 6명으로 제한되고 상금 수령은 할 수 없다.

박효원은 플레이오프 첫 번째 홀에서 약 4ｍ 거리 버디 퍼트가 빗나가 생애 첫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이상희는 황인춘(41·야마하), 조민규(27)와 함께 5언더파 283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대회 주최사인 동부화재는 18번 홀 페어웨이에 ‘사랑의 프로미존’을 설치해 선수들의 티샷이 해당 지역에 떨어질 경우 50만원씩 적립했고 또 선수들이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3만원씩 모으는 행사를 진행, 5천789만원의 기금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기금은 몸이 불편하거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동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