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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는 혼자 사용… 장시간 공부할 땐 안경 쓰세요

렌즈는 혼자 사용… 장시간 공부할 땐 안경 쓰세요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5-04-26 17:50
업데이트 2015-04-2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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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눈’ 지키는 렌즈 착용 습관

대학생 이모(20)씨는 눈동자가 더 커 보이는 미용 콘택트렌즈를 즐겨 사용하다 얼마 전 각막염 진단을 받았다. 눈이 쉽게 충혈되고 통증이 심해 1시간 이상 책을 보기가 어려웠다. 호기심에 친구가 새로 장만한 컬러렌즈를 빌려 착용하는 바람에 눈에 염증까지 생겨 시험공부는커녕 이틀째 등교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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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렌즈나 컬러렌즈 등 미용 콘택트렌즈는 일반 콘택트렌즈보다 산소투과율이 낮고 표면이 거칠어 눈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 각막에 새로운 혈관이 생기거나 안구건조증, 각막염 등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일반 소프트렌즈보다 높아 안과 협회에서는 미용 렌즈 착용 자체를 권하지 않는다. 특히 일반 콘택트렌즈와 달리 시중에 유통되는 미용 렌즈는 검증되지 않은 재질의 렌즈가 많아 자칫 시력을 크게 해칠 수 있어 더 주의해야 한다.

권영아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굉장히 괜찮은 재질의 렌즈라도 산소투과율이 낮아 신생혈관이 생기기 쉽고 감염 위험이 크다”면서 “청소년기에 이런 렌즈를 자주 착용하다 보면 각막 표면의 형태가 많이 변해 성인이 돼 라식 수술을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0대 청소년 가운데는 이씨처럼 친구들끼리 다른 색과 모양의 렌즈를 돌려 쓰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과 친구의 눈이 아무리 건강해도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김원제 을지대학교의료원 안과 교수는 “아무리 건강한 눈을 가진 사람끼리 렌즈를 돌려 쓰더라도 위생 관리가 잘 안 되기 마련”이라며 “구입한 렌즈는 반드시 혼자만 착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 콘택트렌즈도 장시간 앉아 책을 봐야 하는 학생에게는 좋지 않다. 학생들이 주로 착용하는 일반 렌즈는 소프트렌즈인데, 착용감이 좋은 대신 산소투과율이 낮아 안구건조증, 충혈, 각막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집중해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때는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줄어 눈물의 양이 더 줄어드는 데다, 렌즈가 눈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눈이 뻑뻑해지고 안구건조증에 더 잘 걸릴 수 있다. 특히 밤에는 눈물의 양이 줄어 밤늦게 공부할 때 렌즈를 착용하면 눈이 건조하고 금세 피로해진다. 눈이 시리고 충혈되며 따갑거나 뻑뻑하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 안구건조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내버려 두면 결막염이나 각막염으로 악화될 수 있고, 시력까지 저하돼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 합병증 대부분은 치료하면 좋아지지만, 각막의 상처에 세균이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각막궤양은 치료도 힘들고, 치료가 잘 돼도 각막 혼탁이라는 병증이 남을 수 있으며 심하면 실명까지도 할 수 있다.

하드렌즈는 소프트렌즈보다 산소투과율이 높아 안구건조증 등이 잘 발생하지 않지만, 가격이 비싸고 이물감이 많이 느껴져 1~2주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하드렌즈도 장시간 착용은 금물이다. 따라서 밤늦게 공부할 때는 렌즈를 벗고 안경을 끼는 게 좋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많은 양의 문서를 읽는 등 눈을 혹사하는 직업을 가진 성인도 렌즈보다 안경을 착용하는 게 좋다. 눈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렌즈를 착용할 수 있는 적정시간은 딱히 정해진 게 없지만 전문가들은 10시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컬러렌즈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잠깐 사용한다. 간혹 하루만 착용해야 할 일회용 렌즈를 2~3일씩 착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눈 건강을 위해선 렌즈가 아무리 멀쩡해 보여도 착용 기간이 지났다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권 교수는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렌즈가 흡수해야 하는 물의 양을 ‘함수율’이라고 하는데, 일회용 렌즈는 함수율이 굉장히 높아 눈물을 많이 빼앗아 간다”며 “착용기간을 넘긴 렌즈는 형태가 변형되고 기능이 많이 떨어져 착용하지 않는 게 좋다”라고 설명했다.

봄철 황사 바람이 불 때도 렌즈보다 안경이 좋다. 황사에 포함된 중금속과 먼지가 콘택트렌즈 표면에 붙어 결막과 각막을 자극해 결막염을 일으키거나 각막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바람 때문에 이물감과 건조함도 더 심하다. 굳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야겠다면, 선글라스를 쓰고 외출하고 눈이 따끔거리고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콘택트렌즈를 빼야 한다. 소프트렌즈는 황사 바람에 렌즈가 변색될 수 있어 가능하면 일회용 렌즈를 착용하는 게 좋다. 또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눈을 비비지 말아야 하며 인공눈물 등을 점안해 눈을 항상 촉촉하게 유지해야 한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눈물이 원활하게 분비돼 눈이 덜 건조하다.

안경이 불편해 썼다 벗었다 하면 눈이 더 나빠진다며 아예 안경 착용을 꺼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얘기다. 전루민 이대목동병원 안과 교수는 “약시가 있어 안경으로 항상 시력을 교정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반적인 근시 환자라면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해도 시력이 나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경을 쓰면 안구가 돌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임기환 이대목동병원 안과 교수는 “안경은 물체의 상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로, 안구 돌출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눈의 피로를 줄이려면 스스로 50분 공부 후에 10분 정도 휴식을 취한다는 원칙을 정해 놓고 눈을 잠시 쉬게 해야 한다. 휴식을 취할 때는 되도록 멀리 있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실내조명은 너무 어둡지도, 밝지도 않게 조절한다. 야간에는 천장에 달린 전체 조명과 부분 조명인 스탠드를 함께 켜 밝기의 편차를 줄여야 눈의 피로와 시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책과 눈의 거리는 최소 30~50㎝ 확보해야 하고, 눈에 좋은 비타민 A, B가 많이 함유된 신선한 과일과 녹황색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실내 온도는 선선한 정도로 맞춰야 눈물이 잘 마르지 않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5-04-2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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