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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없는 날 韓껏 웃다] 광저우의 恨 푼 ‘우생순’

[日 없는 날 韓껏 웃다] 광저우의 恨 푼 ‘우생순’

입력 2014-10-02 00:00
업데이트 2014-10-0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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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핸드볼 통산 6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

‘우생순’의 마지막 멤버는 던지는 슛마다 상대 골망을 흔들었고, 서른아홉 맏언니는 신들린 듯한 선방을 펼쳤다.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4년 전 광저우에서의 한을 풀며 통산 여섯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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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아가 1일 선학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에서 거침없이 중앙을 돌파한 뒤 일본 골문을 향해 과감한 오른손 점프 슈팅을 날리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김온아가 1일 선학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에서 거침없이 중앙을 돌파한 뒤 일본 골문을 향해 과감한 오른손 점프 슈팅을 날리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임영철 전임 감독이 이끄는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1일 인천 선학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29-19 완승을 거뒀다. 2010년 광저우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에 28-29로 패하는 바람에 6연패가 좌절된 아픔을 4년 만에 톡톡히 되갚았다.

노장들의 투혼이 빛난 경기였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유명한 2004년 아테네올림픽 멤버 우선희(36)는 다섯 차례 슈팅을 모두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보였다. 아시안게임 첫 출전인 ‘아줌마 골키퍼’ 송미영(39)은 유효슈팅 6개를 걷어내는 등 32%의 녹록지 않은 방어율을 뽐내며 띠동갑 박미라(방어율 55%)와 함께 철벽처럼 골문을 지켰다.

베테랑의 활약에 후배들도 힘을 냈다. 류은희(24)는 두 팀 통틀어 최다인 8골을 폭발시키며 공격을 이끌었고 김온아(26)도 5골로 뒤를 받쳤다. 2012년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했다가 지난해 코트로 되돌아온 이은비(24)도 5골로 힘을 보탰다.

마치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 대표팀은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어 기선을 제압했다. 류은희와 김온아가 릴레이 골을 터뜨리며 전반 15분 10-3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에는 이은비와 정지해(29)까지 골 세례를 퍼부어 전반을 무려 17-5로 마쳤다. 결승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일방적인 공세로 일찌감치 승부를 가른 것.

후반에도 대표팀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한때 20-6까지 달아나며 일본 진영을 유린했다. 일본이 뒤늦게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에 나섰지만, 이미 기운 승부 추를 되돌리기에는 늦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우선희는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하게 웃었다. 함께 출전한 동생 김선화(23)와 함께 자매 금메달리스트가 된 김온아도 마음껏 기쁨을 만끽했다.

아시아 최강의 자존심을 회복한 임 감독은 “모두 정말 열심히 해줬다”며 오랜만에 엄한 얼굴을 풀었다. 이어 “내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예선을 치른다. 일단 본선 출전권을 따낸 뒤 리우에서도 금메달을 따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웃었으면 좋겠다”고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4-10-0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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