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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中권력 핵심부의 ‘시진핑 사단’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中권력 핵심부의 ‘시진핑 사단’

입력 2014-07-26 00:00
업데이트 2014-07-2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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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지방 근무 중 인연… 최측근 허리펑·‘호형호제’ 리잔수·딩쉐샹 등 등용

중국 ‘시진핑(習近平) 사단’이 권력 핵심부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상하이(上海)·푸젠(福建)·저장(浙江)·허베이(河北)성 등 25년간 지방에서 근무하는 동안 이런저런 인연을 맺은 인사들을 발탁, 정부 요직에 앉히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6일 허리펑(何立峰) 전 톈진(天津)시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국가발전개혁위원회(국가발개위) 부주임(장관급)에 임명했다고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허 부주임의 발탁은 그가 시 주석의 최측근이었다는 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경제학 박사인 허 부주임은 1980년대 시 주석이 푸젠성 샤먼(廈門)시 부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샤먼시 판공실 부주임·재정국장 등을 맡아 명쾌한 브리핑으로 그의 신임이 두터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발개위는 앞서 홈페이지의 ‘링다오’(領導·지도자)란을 통해 허리펑 톈진시 정협주석을 부주임 가운데 한 명으로 소개했다.

허 부주임은 11명의 부주임 가운데 제전화(解振華)·주즈신(朱之鑫)·류허(劉鶴) 부주임에 이어 서열 4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제 부주임과 주 부주임은 올해 65세로 은퇴를 앞두고 있고 ‘시진핑의 경제 브레인’으로 불리는 류 부주임은 당중앙 재경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을 겸하고 있다.

●허리펑, 징·진·지 프로젝트 지휘 예상

허 부주임은 앞으로 국가발개위 상무부주임을 맡아 시진핑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베이징 지역 일대를 메가시티(초대형 도시)로 만드는 ‘징·진·지(京·津·冀) 일체화 발전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베이징 정가 소식통들이 전했다. ‘징·진·지’는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을 각각 상징하는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징’은 베이징, ‘진’은 톈진을 상징한다. ‘지’는 허베이(河北)성 지역의 옛 이름 ‘지저우’(冀州)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징·진·지 세 지역을 합치면 연면적이 21만 6000㎢로 한반도 면적(21만 9000㎢)과 비슷하고 인구는 1억 2000만명에 이른다.

‘후진타오(胡錦濤) 시대의 황태자’로 불린 링지화(令計畫) 통일전선공작부장의 형인 링정처(令政策)가 면직되면서 요동치고 있는 산시(山西)성 부서기에는 지난달 20일 시 주석의 저장성 시절 ‘애장’(愛將)이었던 러우양성(樓陽生) 후베이(湖北)성 조직부장이 임명됐다.

러우 부서기는 저장성 진화(金華)·리수이(麗水)시의 최고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깔끔한 일 처리로 당시 저장성 당서기였던 시 주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에는 잉융(應勇) 상하이시 조직부장이 상하이시 부서기로 승진했다. 잉 부서기는 저장성에서 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감찰청장·고급인민법원장 등을 맡아 시 주석의 법률 고문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그와 친분이 두터워졌다.

●차이치, 시 주석 지근거리서 보좌할 듯

지난 4월에는 당중앙개혁영도소조와 함께 중국 권력기구의 한 축인 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 주임에 리잔수(栗戰書) 당중앙판공청 주임이 임명됐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리 주임은 1983년 허베이성 스자좡(石家庄)시 우지(無極)현 당서기로 근무할 때 바로 이웃 정딩(正定)현 당서기이던 시 주석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각종 회의에서 여러 차례 교류하면서 ‘호형호제’하며 끈끈한 동료애를 나눴다.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근무할 때 시 주석을 만난 차이치(蔡奇)도 같은 달 저장성 부성장을 맡다가 권력 핵심부인 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시 주석과 같이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형 정치가이다.

차이 부주임은 고향인 푸젠성에서 일하다 1999년 저장성 취저우(衢州) 당서기로 옮겼다. 이때 시 주석과 인연을 맺은 그는 항저우(杭州)시장·저장성 조직부장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차이 부주임은 또 시 주석이 이끄는 당중앙 인터넷안전 정보화영도소조(인터넷영도소조)의 판공실 부주임도 겸임할 것으로 알려져 시 주석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정가의 소식통은 “저장성 부성장직에서 4개월 만에 국가 주요 양대기구인 국가안전위 판공실 부주임으로 간 것은 시 주석의 차이 부주임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각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시기 상하이시 부서기에서 랴오닝(遼寧)성 부서기로 자리를 옮긴 리시(李希) 역시 시진핑과 가까운 인사다. 리시 부서기는 산시성 옌안(延安)시 당서기로 일하면서 시 주석과 처음 만났다. 중학생 시절 옌안으로 하방(下放·1960~1970년대 문화혁명 시기의 지식인 노동개조 운동)돼 간난신고를 겪어 남다른 감정을 갖고 있던 시 주석은 그를 간담상조(肝膽相照)의 후배로 생각하며 스스럼없이 지냈다는 후문이다.

시 주석이 상하이 당서기를 지낼 당시 비서장을 맡았던 딩쉐샹(丁薛祥)은 당중앙판공청 부주임을 맡아 그의 싱크탱크로 맹활약하고 있다. 딩쉐샹 부주임은 한국의 청와대 격인 중앙판공청 차기 주임을 예약한 미래 권력으로 통한다.

●황쿤밍, 정계의 샛별로 떠올라

리수레이(李書磊)는 지난 1월 말 중앙당교 부교장(부총장)에서 푸젠성 상무위원 겸 선전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4살 때 베이징대에 입학해 ‘신동’으로 불린 그는 시 주석이 중앙당교 교장을 맡으며 부교장으로 승진해 연설문 작성을 전담했다. 푸젠성으로 그를 파견한 것은 지방 경력을 쌓은 뒤 중앙 요직에 다시 등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시 주석이 저장성에서 근무할 때 그의 비서였던 중사오쥔(鍾紹軍)은 당중앙군사위 판공청 부주임을 맡아 시 주석의 군부 장악력을 높여주고 있다.

허이팅(何毅亭) 중앙당교 상무부교장은 시진핑의 정치적 지역 기반인 산시성이 고향인 ‘산시방(幇)’에 속한다. 당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을 맡았을 때부터 시 주석의 ‘수석 브레인’으로 꼽혔다.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22년동안 시 주석을 극진히 모신 황쿤밍(黃坤明)은 항저우시 당서기로 있다가 중앙선전부 부부장으로 발탁돼 ‘중국 정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시 주석과 푸젠성에서 17년간 함께 일한 궁칭가이(龔清槪)는 국무원 타이완(臺灣)사무판공실의 부주임으로 영전됐다.

khkim@seoul.co.kr
2014-07-2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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