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거침없는 우회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차관급 또 파견

아베, 거침없는 우회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차관급 또 파견

입력 2014-02-12 00:00
수정 2014-02-12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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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어 정부대표 보내기로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해 건재를 과시한 아베 신조 정권이 거침없이 오른쪽을 향해 달리고 있다.

11일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22일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에 영토 문제를 담당하는 가메오카 요시타미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파견하기로 확정했다.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 대표가 가는 것은 지난해 시마지리 아이코 해양정책·영토문제 담당 내각부 정무관에 이어 두 번째다.

일본 정부는 최근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의 정기국회 연설문에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표현을 최초로 명시하는 등 독도가 자국 땅이라는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다케시마의 날에 중앙정부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또 아베 총리는 11일 ‘건국 기념의 날’을 맞아 역대 총리 최초로 메시지를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공개한 메시지에서 “선인들의 노력에 감사하고 자신감과 긍지를 가질 수 있는 미래를 향해 일본의 번영을 희구하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원래 초대 일왕인 ‘진무 천황’의 즉위를 기념하는 축제일인 ‘기원절’이었다. 1872년 기념일로 지정된 이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8년 ‘일왕을 중심으로 단결해 미국에 맞서려는 것 아니냐’는 연합군최고사령부(GHQ)의 의심 속에 폐지됐다가 이후 자민당의 꾸준한 노력으로 1966년 현재의 이름으로 부활해 이듬해 공휴일로 지정됐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와 연결 지어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메이지가쿠인대학의 하라 다케시 교수는 “건국 기념의 날에는 전쟁 이전 ‘천황제 이데올로기’가 살아 있다”면서 “이런 의미와 역사적 경위를 전혀 설명하지 않은 채 정권이 메시지를 내는 것은 균형이 결여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02-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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