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군도 돌며 전몰자 위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현직으로는 29년 만에 제2차 세계대전 격전지인 남태평양 제도를 순방한다고 산케이신문이 31일 보도했다.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는 9월 팔라우에서 열리는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2014년부터 2년간 남태평양 섬나라를 돌아볼 방침이다. 이는 일본인 전몰자를 위령하고 유골 수집 활동을 강화하려는 총리의 의향에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태평양전쟁 중 국외에서 사망한 일본인 약 240만명 가운데 50만명이 파푸아뉴기니, 괌, 솔로몬제도 등 남태평양 지역에서 숨졌다.
아베 총리는 최근 보수층의 지지를 노리고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현직 총리로서는 7년 만에 참배했으며, 이번 남태평양 제도 순방에도 비슷한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현직 총리로 태평양의 섬나라를 방문한 것은 전몰자 위령 목적으로 1985년에 피지와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가 마지막이다. 2005년에는 일왕 내외가 사이판을 방문했다.
아베 총리는 남태평양 도서국을 방문할 때 각국에 공적개발원조(ODA) 공여를 표명하는 등 경제 지원도 실시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동안 차관급이 파견된 PIF 정상회의에 총리가 직접 참여하는 것도 일본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은 ‘중국·태평양 도서국 경제발전 및 협력포럼’을 개최해 남태평양 지역에 대한 경제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 해군의 태평양 진출을 모색해 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01-0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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