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K 딸, 명사 중의 명사가 美대사로 왔다” 열도 ‘케네디 앓이’

“JFK 딸, 명사 중의 명사가 美대사로 왔다” 열도 ‘케네디 앓이’

입력 2013-11-21 00:00
수정 2013-11-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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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케네디 열풍’에 휩싸여 있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 50주년을 맞은 올해 공교롭게도 장녀인 캐럴라인 케네디(55) 신임 주일 미국대사가 부임하자마자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케네디 대사는 19일 오후 도쿄 아키히토 일왕에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임장을 제정한 뒤 도쿄 마루노우치 일대에서 궁내청이 보낸 마차로 퍼레이드를 했다. NHK가 이 장면을 생중계하는 가운데 일본 국민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길거리로 나와 손을 흔들거나 사진을 찍었다. 일본에 부임한 외국 대사가 본국 원수의 신임장을 일왕에게 전달하는 ‘신임장 봉정식’은 헌법에 명시된 일왕의 국사 행위 중 하나이지만, 이렇게 열띤 분위기는 전례에 비춰 많지 않다는 평가다. 케네디 신임 대사가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장녀가 아니었더라면 가능하지 않았을 장면이다.

유명인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일본의 특성상 ‘JFK의 딸’로서 유명 연예인 수준의 지명도를 지닌 케네디 대사를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것에 일본 정부와 언론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지난 7월 지명 직후 케네디 대사에 대해 “유력 정치가들을 배출한 ‘케네디 왕조’의 직계로 항상 미국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명사 중의 명사”라고 평가했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8일 케네디 암살 50주년을 맞아 미국 워싱턴 현지 르포 기사를 통해 사그라지지 않는 케네디 열풍을 재조명하기도 했다.

게다가 케네디 대사가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공신이자 측근이라는 점, 또 정치 명문가 출신다운 화려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긴밀한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케네디 대사가 미·일 간 원활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는 셈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케네디 대사는) 일본의 입장을 직접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다”며 케네디 대사가 오바마 대통령과 직접 전화 통화가 가능한 관계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최초의 여성 대사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케네디 대사는 18일 외무성에서 사이키 아키타카 사무차관과 회담하며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일본을 중요시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3-11-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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