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무원 연금 정상화 새정부 초기에 이뤄내야

[사설] 공무원 연금 정상화 새정부 초기에 이뤄내야

입력 2013-09-07 00:00
수정 2013-09-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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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퇴직 공무원들의 1인당 월평균 연금액이 219만원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84만원에 비하면 2.6배나 많다. 공무원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연금액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다 보니 해마다 증가한다. 공무원연금 수령자도 2009년 29만명에서 35만여명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은 지난 1993년 이후 만성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연금 보험료를 올린다는 얘기는 있어도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해주는 공무원연금을 손보겠다는 말은 없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한두 번 손보는 시늉만 내고 근본적으로 고쳐야 할 ‘덜 내고 더 받는 구조’는 건드리지도 않았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연금에 가입해 33년간 소득 대비 17.3%의 보험료를 납부했을 때 소득대체율(연금수입/현재 임금수입)은 공무원이 70%인데 비해 민간부문 근로자는 51%에 불과하다. 현직에 있을 때는 공직의 안정성을 누리고 퇴직 후에도 연금 특혜를 누리는 것이다. 이는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을뿐더러 사회 정의 차원에서도 옳지 않다. 공무원연금에 소득 재분배 기능이 전혀 없는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연금은 소득이 적은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보는 구조지만 공무원연금은 소득에 비례해 연금액을 받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공무원연금의 적자폭을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만도 공무원연금에 보전해야 할 돈이 1조 6000억원, 내년에는 2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둔다면 20년 후에는 적자보전금이 1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공무원연금은 고령화에 따라 공무원연금을 받는 퇴직자가 계속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이제 공무원연금을 비롯해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에 대해 대대적인 개혁을 할 때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늘 강조했다. 현재 특수직역 연금은 비정상적으로 설계돼 있다. 공무원들의 반발과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눈치보기에 휘둘리지 말고 대통령의 힘이 작동하는 집권 초에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2013-09-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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