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호킹’ 신형진씨 부모 아들 모교에 6억 기부
“형진이는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희망이에요. 공부하고 싶은 젊은이들이 어려움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신씨는 생후 7개월부터 온몸의 근육이 마르는 희귀질환인 척추성 근위축증을 앓아 목 아래가 마비됐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공부에 매진해 2002년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 정시 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휠체어를 탄 채 수업을 듣고 안구 마우스(눈의 움직임을 읽어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장치)로 리포트를 쓰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2011년 우수한 성적으로 학부를 졸업했다. 선후배들과의 술자리며 과 모임, 학교 축제 등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친구들도 많다.
아들의 학창시절을 바로 옆에서 지킨 어머니 이씨의 모정도 감동을 샀다. 이씨는 아들의 대학생활 9년간 매일 함께 통학하며 강의내용을 꼼꼼히 받아적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덕분에 아들의 졸업식 때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아버지 신씨는 “숨도 제대로 못 쉬는 형진이가 학부를 졸업하고 석·박사 통합과정까지 들어간 것은 기적”이라면서 “학교가 강의실 간 이동을 돕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에 학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세대 측은 신씨 부모의 뜻에 따라 기부금 6억원 중 5억원은 컴퓨터과학과 발전기금으로, 1억원은 캠퍼스 중심길인 백양로 재창조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올해 척추성 근위축증을 앓는 고은준군과 한혁규군이 각각 컴퓨터공학과와 사회학과에 입학하는 등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진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3-03-0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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