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제 탓 작년보다 2100억 급증
폭염 등의 영향으로 8월 가정용 전기요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0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누진제 폭탄을 맞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많이 쓰면 많이 내는 것이 당연하다.’며 누진제 개편에 뒷짐을 지고 있다.하지만 실제로 전기 수용가의 체감 요금은 ‘폭탄’ 수준이었다. 바로 ‘누진제’ 때문이다. 실제 평균 3만~4만원을 내던 가정의 전기요금이 20만원을 넘는 곳이 많았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전기 사용량 1~3구간에 비해 전기료가 4~11.7배나 비싼 4~6구간에 해당하는 가구의 비율이 올 8월 전체 가구 수의 절반에 가까운 47.2%에 달했다. 즉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누진제로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올여름 더위로 인해 두 가구 중 한 가구는 전력요금 폭탄을 맞았다.”면서 “1978년 만들어진 누진제 개편은 물론 주택용 전기요금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 달에 평균 300㎾를 쓰던 가정에서 400㎾ 이상을 사용하면 400~500㎾ 구간에서는 1㎾당 398.7원, 501㎾ 이상에서는 677.3원을 내야 한다. 100㎾ 이하 사용량의 57.9원에 비하면 7~11.7배의 전기요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전력요금 담당 부처인 지식경제부에서는 아직 주택 전기요금 체계의 불합리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1978년 당시 만든 누진제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누진 폭탄이란 것은 여름철 에어컨을 틀었을 때만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검토는 하고 있지만 누진제 개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2-09-2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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