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부채 330兆… 상환능력 떨어져 부실 우려

자영업자 부채 330兆… 상환능력 떨어져 부실 우려

입력 2012-05-21 00:00
수정 2012-05-2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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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가계부채 중 30% 차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창업 가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330조원이 넘는 자영업자 부채의 부실 위험을 지적하는 경고가 나왔다. 소강 상태를 보이던 부도업체 수도 늘어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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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은 20일 낸 ‘가계부채 내 자영업자 현황 및 향후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상대적으로 고위험 대출로 평가되는 자영업자 부채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과 경기 둔화에 대비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쓴 이규복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가운데 자영업자 부채 비중을 30%로 추산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지난해 9월 말 통계를 인용해 1070조원인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부채 가운데 30%인 320조원이 자영업자 부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은이 그 뒤 내놓은 지난해 12월 말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부채는 1103조 5000억원이다. 이 연구위원의 주장대로 30%를 적용하면 자영업자 부채는 331조원이다.

직장 등에서 밀려난 베이비부머 세대가 집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 창업에 뛰어들면서 자영업자 부채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신설법인수는 6183개다. 전월보다 421개 줄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월 6000개를 웃돌고 있다. 김혜연 한은 자본시장팀 과장은 “4월에는 3월보다 영업일수가 하루 적어 설립등기가 다소 주춤한 것 같다.”면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창업 열기가 꺾였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풀이했다. 금융연구원은 자영업자의 가처분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159%로 상용 근로자의 83%보다 2배 정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상환능력이 떨어져 부실 위험이 높다는 얘기다. 전체 자영업자 중 부실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대출자 비중도 14%로 8%대인 근로자보다 높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담보가치가 상대적으로 불확실한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높고 원리금을 한꺼번에 갚는 만기일시 상환 대출이 많은 것도 자영업자 대출 부실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자영업자 대출 중 만기 일시상환 비중은 담보대출의 경우 47.7%, 신용대출은 25.7%로 상용근로자(담보대출 38.0%, 신용대출 21.9%)보다 높다.

지난달 부도업체(법인+개인사업자) 수는 110개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전국의 어음부도율은 0.02%로 전월 0.01%보다 0.01%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월 평균(113개)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이 실태조사를 통해 자영업자 사업목적 대출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미래의 부실 확대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12-05-2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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