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뒤 관세 내려도 차값 올라 부품 값은 국산차의 6.3배 달해
급성장하고 있는 수입자동차 업계를 겨냥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빼들었다.국내외 자동차·부품 가격의 차이 등을 조사해 수입차 가격의 거품을 빼고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이다.
앞서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청와대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들은 지난해 7월 한·EU FTA가 발효되면서 사실상 독과점 체제인 국산차 시장에 비해 질 좋은 수입차를 싼값에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수입차의 관세는 8%에서 5.6%로 낮아졌다.
그러나 벤츠를 수입하는 MBK는 도리어 지난 1월 편의장치 추가 등을 이유로 일부 모델의 판매가격을 평균 0.5% 올렸다. BMW코리아도 지난해 12월 출시한 신형 528i의 가격을 기존 모델(6790만원)보다 0.7% 오른 6840만원에 책정했다.
외제차의 부품수리비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보험업계가 파악하고 있는 평균 수리비는 1456만원으로 국산차(275만원)보다 훨씬 많이 든다. 국산차에 비해 부품 값은 6.3배, 공임은 5.3배, 도장료는 3.4배에 이른다.
아울러 임포터(수입법인)와 딜러 사이의 금품수수 등 국내 수입차 시장에 끊이지 않는 비리 관행 등도 시장확대에 맞춰 바로잡아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수입차 업계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수입차가 부유층의 사치품에서 이제 대중화의 문턱에 서며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마당에 공정위의 조사가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수입차 시장은 아른바 ‘토요타 사태’ 이후 조금씩 국내 수요가 커지더니 지난해 신규 등록대수는 10만 5037대로 처음 10만대의 벽을 돌파했다. 올해 국내 출시가 예정된 모델만도 19개사의 37종이나 된다.
한편 공정위는 2007년 수입차 법인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에 대해 조사, 딜러들이 판매가격을 담합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었다. 수입차 업계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렉서스는 승소하기까지 했다.
김경운·전경하기자 kkwoon@seoul.co.kr
2012-02-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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