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노후” 부푼 꿈 20~30대도 사자열풍
“자기야, 복권 당첨돼도 고무신 거꾸로 신으면 안 돼~.”“무슨 소리야. 당첨된 사람이 집 사기로 하자.”
길게 늘어선 대박의 꿈
지난 18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복권전문점에서 사람들이 복권을 사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지난 18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복권전문점에서 사람들이 복권을 사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B복권판매점은 쉴 새 없이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의류 쇼핑을 나온 40대 주부들부터 젊은 연인들, 옷가게에 물건을 납품하는 오토바이 퀵서비스 기사 등이 들러 1만원 안팎의 연금복권과 로또를 주문했다. 17년째 도소매 복권판매점을 운영해 온 김인수(37)씨는 “예전에는 젊은 층은 종이복권(인쇄복권) 자체를 모르고 추첨 방식도 잘 몰랐는데 최근에는 연금복권에 관심을 두고 많이 구입한다.”면서 “소득이 늘지 않는데 물가는 오르는 상황에서 노후 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S복권판매점도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등산객과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가족 단위 구매자가 많았다. 가게 주인 김모씨는 “토요일은 로또 추첨일이기 때문에 손님들이 가장 많은 날”이라면서 “연금복권도 금·토요일에 일주일 물량의 60% 이상이 팔리며, 로또를 사가는 손님의 절반 정도가 연금복권도 함께 구입한다.”고 전했다.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21주 연속 발행 전량이 매진됐던 연금복권은 연초 이후 90% 초반대의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과열 양상이 어느 정도 진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10년째 복권판매점을 운영해 온 김모(51)씨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물량이 없어서 못 팔았는데 지금은 그 주에 추첨하는 물량의 90% 정도가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금복권 판매 과열 사태가 멈춘 주된 원인은 신상품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S판매점에서 로또 복권을 구입한 이성열(42)씨는 “연금복권 당첨액은 월 500만원이지만 실제 수령액은 세금 22%를 떼고 나면 390만원으로 줄어든다.”면서 “처음에는 흥미 때문에 연금복권을 샀지만, 연금식의 메리트(장점)에 의문이 생겨서 더는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 사진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2-02-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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