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하이라이트]여야 “뭘 또 감추나” 한입 질타

[국감 하이라이트]여야 “뭘 또 감추나” 한입 질타

입력 2010-10-05 00:00
수정 2010-10-05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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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특채명단 제출은 늑장… 자료는 부실

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외교통상부 특채 파동에 대한 질타가 빗발쳤다.

의원들은 오전 내내 외교부가 외무고시 2부 시험 및 특채자 명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신각수 장관 직무 대행(1차관)이 업무보고 요약본을 의원들에게 제출하지 않은 채 보고를 하자 남경필 위원장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외교부가 어떤 상태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호통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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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홍순영(앞줄 오른쪽) 전 외교장관과 정태익(왼쪽) 전 러시아 대사가 자녀에 대한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외통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홍순영(앞줄 오른쪽) 전 외교장관과 정태익(왼쪽) 전 러시아 대사가 자녀에 대한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외통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불성실한 외교부의 행태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힐난이 이어지자 외교부는 오후에 허겁지겁 특채 직원 명단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 명단에는 이름과 소속, 직급만 게재돼 의원들이 특혜 의혹을 추적할 수는 없었다.

국감장에는 홍순영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홍 전 장관은 차관 시절인 1994년 외무고시 과목 중 일부를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꿔 아들이 합격할 수 있도록 유리하게 조정했으며, 아들이 주미대사관에 배치되도록 유명환 전 장관에게 선처를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명환·유종하 전 외교부 장관,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홍 전 장관을 상대로 “외교부 영사과에 근무하던 유종하 전 장관의 아들이 주미 대사관으로 가자 홍 전 장관의 아들이 영사과로 갔고, 1년 뒤 유 전 장관의 아들이 북미1과로 가니까 홍 전 장관의 아들이 주미 대사관으로 갔다. 이후에도 홍 전 장관의 아들은 유 전 장관의 아들이 있던 북미1과를 거쳐 다시 주미 대사관 1등서기관으로 갔다.”면서 “전직 장관의 아들이 아니라면 가능한 일이냐.”고 따졌다. 또 “2008년 7월 아들이 1등서기관으로 가기 5일 전에 당시 유명환 장관과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홍 전 장관은 “나는 그렇게 천한 사람 아니다.”며 얼굴을 붉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홍 전 장관이 차관으로 있을 때인 1994년 2월 당시의 신문을 들이대며 “차관으로 직접 외무고시 과목 조정을 발표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홍 전 장관은 “(신문이) 가짜로 만들어졌든가,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것 같다.”며 적극 부인했다.

인사개혁안도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재직 중인 외교관 자녀 25명 중 56%에 이르는 14명이 핵심부서인 북미국을 거친 경험이 있지만 일반 직원은 1902명 중에서 11.9%인 227명만 북미국을 거쳤다.”면서 “특채를 완전히 행정안전부에 넘기라.”고 질타했다.

한편 신각수 장관 직무대행은 한·리비아 관계 정상화와 관련한 이상득 의원의 특사파견 경위에 대해 “리비아가 혈연관계를 중시하는 아랍 국가라는 특성을 감안해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특사로 파견하게 됐다.”면서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를 대사관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리비아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산하 단체 운용에 대한 질책도 잇따랐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는 민간단체인 ‘한일신시대공동연구’가 룸살롱에서 업무협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고, 역시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는 ‘한중공동연구프로젝트’는 지원금으로 면세점에서 양주 등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질타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0-10-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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