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안다만제도 7만년된 보語 마지막 계승자 85세로 숨져
역사가 7만년이나 되는 언어가 있었다. 보(Bo)라고 부르는 이 언어는 하지만 이제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보 언어를 아는 유일한 생존자인 보아 스르 할머니가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7만년의 역사를 가진 보 언어를 구사하는 마지막 생존자 보아 스르 할머니가 생전에 보 언어를 기록하는 녹음 및 구술작업을 하고 있다.
VOG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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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방송은 인도 동부 안다만 제도에 살던 보아 스르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언어를 영영 잃게 됐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레이트 안다만의 사라져 가는 목소리(Voga)’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언어학자 애비타 애비 교수는 “부모가 사망한 30~40년 전부터 유일한 고대 언어 계승자였던 보아 스르는 자기 언어로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고독감을 느끼곤 했다.”면서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 힌두어를 따로 배워야만 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고대 언어의 기원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퍼즐의 중요한 한 조각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손실”이라면서 “인도는 둘도 없는 문화유산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학자들은 안다만 제도의 언어가 아프리카에서 기원했으며 그 중 일부는 역사가 무려 7만년이나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류학자들의 꿈”이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안다만 제도는 세계에서 언어학적으로 가장 다양한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학자들은 안다만 제도 사람들을 그레이트 안다만, 자라와, 옹게, 센티넬 등 4개 부족으로 구분한다. 보아 스르가 속하는 그레이트 안다만은 서로 다른 4개의 언어를 쓰는 소부족 10개로 나뉜다.
현재 스트레이트 섬에 사는 그레이트 안다만의 주민 수는 약 50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대부분 어린이들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0-02-0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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