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충북지사-한나라 세종시 특위 갑론을박

정우택 충북지사-한나라 세종시 특위 갑론을박

입력 2009-12-12 12:00
수정 2009-12-1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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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信不立 vs 見利思義

11일 오전 국회에서 한나라당 세종시 특위와 정우택 충북지사가 마주 앉았다.

지난 1일 이완구 충남지사와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충북지역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서다.

정 지사는 이 자리에서 “충청도민의 일반적인 여론은 원안 추진”이라는 민심을 전하면서도 “지사로서 충청도민의 압도적인 민심에 반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사직을 사퇴한 이 지사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 지사의 사퇴 이후 정 지사가 정부와 충청권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 지사는 충북의 반발 여론에 대해 “신뢰와 역차별에 대한 우려”라고 전달했다. “본질적인 상황변화가 없는데도 국민적인 약속사항을 바꾸는 것에 대한 신뢰의 문제와 충청권의 자존심을 저하시켰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세종시 수정안에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기업에 제공한다고 하니까 적정성, 형평성 등을 두고 도민이 강하게 반발했다.”고 설명했다.

정 지사는 이어 ‘무신불립(無信不立·신뢰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충북을 방문해 도민과 대화하고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최종안 내용과 충북에 대한 배려 정도에 따라 지역 여론의 향배가 좌우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특위 소속으로 친이(친이명박)계인 백성운 의원은 ‘견리사의(見利思義·이익을 눈 앞에 두고 의를 먼저 생각한다.)’로 맞받았다. 백 의원은 “국가 전체의 이익을 고려할 때 뜻을 위해서는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고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전여옥 의원은 “신뢰보다 상위의 개념이 책임”이라면서 “신뢰를 넘어 책임으로 대통령이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가세했다.

이사철 의원은 “9부 2처 2청의 이전은 2012년 시작되지만, 원안의 문제점이 드러날 시기는 현재 대통령과 관계없다.”면서 “그럼에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20~30년을 내다보고 고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 지사는 “대통령의 진정성에 대해 많은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하지만 충북지사로서는 충북의 민심에 반하게 행동하는 데 제약이 있으며, 두 가지를 어떻게 잘 조화시키느냐가 저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원안 고수를 주장하던 정 지사가 최근 들어 “세종시에 2, 3개의 부처가 가야 한다.”는 타협안을 제시하며 수정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2009-12-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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