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준비하는 여의도의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렀다. 그러나 “내일부터 해고”라는 통보를 받고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서수경 대학노조 명지대 지부장에게 봄햇살은 미처 닿지 못했다.
명지대는 “학교 재정이 악화돼 어쩔 수 없다.”며 지난 1월 서 지부장을 비롯한 명지대 일반조교 95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대학노조를 비롯한 노동단체는 “오는 7월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벌인 치사한 꼼수”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학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이 ‘비정규직 종합세트’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교는 대학원생이 교수를 보좌하거나 수업 진행을 돕는 학습조교를 떠올리기 쉽지만 일반조교들은 정직원과 똑같은 행정업무를 수행한다.
한국산업기술대에서도 7년차 이상 조교들의 임금을 인상하지 않고 자연퇴직을 유도하고 있어 학교와 교섭을 벌이고 있다.
이 외에도 한양대, 한남대 등 4개 대학 206명의 조교들이 노조를 꾸려 대응하고 있지만 숫자가 적어 영향력도 미약하다.
대학 조교들의 해고사태는 오는 7월 비정규직법 시행 2년째를 앞두고 비정규직 해고의 초석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김민희 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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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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