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4’로 칸 사로잡은 스필버그 감독과 해리슨 포드
|칸(프랑스) 이은주특파원| “우리는 단순한 배우와 감독의 관계가 아닙니다. 신뢰로 맺어진 사이죠.” 지난 18일 오후 1시(현지시간) 제61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의 시사회가 끝난 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주인공 해리슨 포드는 서로의 관계를 이렇게 정의했다.●스필버그 “해리슨 포드는 비밀병기”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 시사) 직후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지난 1989년 ‘인디아나 존스’ 3편(최후의 성전) 이후 19년 만에 다시 뭉친 소회를 밝혔다.
주인공 존스 역을 맡은 포드는 “지난해 20년 만에 인디아나 존스의 옷을 다시 입던 순간은 평생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스필버그 감독은 “처음엔 제작을 망설인 것도 사실이지만, 지난 1994년 한 시상식에서 포드가 4편을 만들어 보자고 했던 말만 믿고 시작했다.”며 “포드는 자신과 다른 배우의 캐릭터는 물론이고 전체 스토리까지 생각하는 ‘비밀병기’ 같은 존재”라고 화답했다.
22일 전세계 동시 개봉되는 ‘인디아나 존스’ 4편은 2차 대전 이후의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존스 박사 일행이 러시아 특수부대에 맞서 고대 유물인 전설 속 크리스탈 해골을 찾아나서는 과정을 그린 액션어드벤처. 스턴트맨의 대역 연기와 특수효과는 최소화하고 모험영화로서의 재미를 최대한 살렸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포드는 이 대목에서 “배우가 실제로 하지 않는 액션 연기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며 배우의 적극적인 참여가 결국 관객과의 교감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실제 크기의 세트를 영화에 동원한 데 대해 스필버그 감독은 “기술의 마법이 아닌 현실의 마법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컴퓨터 그래픽(CG)작업을 염두에 두고 최근엔 블루스크린 앞에서 영화를 찍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는 큰 감흥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시사회 티켓 구하려는 팬들 몰려
시사회가 열린 뤼미에르 대극장 주변은 19년 만에 의기투합한 두 스타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끓었다. 극장 주변에 ‘인디아나 존스의 티켓을 구한다’는 피켓을 든 관객들이 몰렸을 정도.“어차피 우리는 이야기꾼이고 관객들의 반응이 없다면 아무 것도 아닌 존재들”이라는 포드의 말에 스필버그 감독은 “19년 만의 작품이라 대본도 배우들에게만 전달하는 등 보안유지에 철저히 신경을 썼다.”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영화 관련 사진 3000장이 든 랩톱 컴퓨터를 도둑맞아 사법처리한 일도 있었다.”고 제작과정의 에피소드를 귀띔했다.‘E.T.’ 이후 27년만에 칸을 찾았다는 그에게 끝으로 ‘인디아나 존스’ 5편 제작 계획이 있는지 물어봤다.“개봉 이후의 반응을 봐야겠지요. 관객이 원해야 속편이 있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erin@seoul.co.kr
2008-05-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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